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선거사무원이 세월호 참사 6주기 펼침막을 훼손하다 붙잡혔다.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량에서 발견된 훼손된 세월호 추모 펼침막. 춘천시민행동 제공
21대 총선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의 선거사무원이 세월호 참사 6주기 펼침막을 훼손하다 붙잡혔다. 시민단체는 철저한 수사와 김진태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13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의 설명을 종합하면, 12일 밤 10시40분께 춘천시민행동 활동가가 춘천시 금강로 운교사거리 인근에서 흰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괴한이 세월호 추모 펼침막을 면도칼로 자르는 것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춘천시민행동 활동가는 출동한 경찰과 함께 현장에 있던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량에서 훼손된 세월호 펼침막 23장도 발견했다.
춘천시민행동은 경찰에 사유재산 절도와 훼손 등으로 처벌을 요구한 상태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절도와 재물손괴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미래통합당 안에는 수많은 차명진이 있고, 그중에서도 김진태 후보는 ‘춘천의 차명진’이라 부를 만한 인물이다. 김 후보 쪽이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선거사무원이 세월호 참사 6주기 펼침막을 훼손하다 덜미를 잡혔다.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량에서는 훼손된 세월호 추모 펼침막 23장이 발견됐다. 춘천시민행동 제공
이에 대해 김진태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사무원은 맞다. 뒤늦게 보고받았다.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캠프에서는 사전에 보고받은 적이 없다. 본인이 문제가 되니까 책임을 지고 선거사무원을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펼침막을 훼손한 해당 선거사무원은 단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개인의 일탈이다. 춘천시에서 그동안 불법 옥외 광고물로 판단하고 철거했기에 제가 해도 되는 줄 알았다.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리며 선거사무원을 그만뒀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진태 후보는 2015년 ‘세월호 인양 비용이 많이 드니 인양하지 말고 아이들은 가슴에 묻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지난달 발표한 ‘21대 총선 공천 부적격자 18명’에도 이름이 올랐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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