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주민들이 2주 동안의 격리기간을 무사히 견뎌내고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이탈리아 동포들을 환송하고 있다. 평창군 제공
“이탈리아 동포 여러분, 건강한 퇴소를 축하합니다. 잊지 말고 평창에서 다시 만나요!”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한 호텔 진입로는 ‘그동안 힘드셨죠? 고향의 품에서 행복하세요.’, ‘건강하게 퇴소하심을 축하드립니다. 평창에 꼭 한번 놀러 오세요’, ‘이탈리아 동포 여러분의 건강한 퇴소를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쓰여진 펼침막이 곳곳에 나부꼈다.
이용구 봉평면장과 최창선 봉평면번영회장, 김영호 봉평면 이장협의회장 등 지역을 대표해 주민 30여명의 모습도 보였다. 2주 동안의 격리기간을 무사히 견뎌내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동포들을 축하하고 환송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호텔 입구를 나서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동포들에게 환한 미소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호텔을 나서는 동포들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봉평면 주민들은 장기간 격리로 지친 동포들이 힘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평창에서 키운 곤드레나물과 메밀식품 등 지역특산물을 정성껏 포장해 선물했다. 이번엔 격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평창을 찾았지만 다음엔 새로운 추억을 쌓기 위해 다시 한 번 봉평면을 방문해달라는 마음도 담았다.
이날 격리시설을 떠난 이탈리아 동포는 모두 302명이다. 지난 1일 309명이 입소했지만 7명은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들이 생활한 시설은 2018평창겨울올림픽 때 외신기자들의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그동안 동포들은 1인 1실로 격리돼 2주를 보냈다. 평창군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방역 차량을 추가로 배치하고 소독 물품과 약품을 배부하는 등 방역에 많은 신경을 썼다.
앞서 강원도도 지난 14일 이탈리아 동포들에게 평창의 향토기업 제품인 곤또밀(식사 대용 셰이크)과 함께 서한문을 전달하고 이들의 협조와 정부지원단·의료진 등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이용구 봉평면장은 “격리기간을 묵묵히 견뎌낸 이탈리아 동포들에게 함께 힘을 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자는 뜻에서 작은 환송 행사를 마련했다. 다음에는 이들이 평창의 볼거리·먹거리를 즐기는 힐링여행을 위해 봉평을 다시 한 번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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