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가 30일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급식노동자를 위해 제대로 된 폭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 제공
코로나19 소독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의 배식 업무 시간이 평소에 견줘 최소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가 30일 공개한 ‘학교급식실 코로나19 방역·폭염 상황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급식노동자의 배식 업무시간이 평소에 견줘 1.5배 이상 늘어났다고 응답한 비율이 78.5%에 이른다. 전과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21.4%에 그쳤다. 3배 이상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7.38%에 이르렀다.
특히 ‘급식실 소독을 누가 하느냐’는 질문에는 방역전문 인력 등이 지원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6%에 불과했으며 79.3%는 급식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어 업무 강도가 올라갔다고 응답했다. 이 탓에 급식노동자 가운데 65.0%가 휴식시간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또 ‘급식실 냉방기를 켠 상태에서 근무하느냐’는 질문에는 55.7%만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냉방기를 끈 상태(20.2%)로 근무하거나, 켰다가 환기를 위해 끄기를 반복(23.9%)한다고 응답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급식노동자 208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강원지부는 이날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급식노동자를 위해 제대로 된 폭염 대책을 마련하라고 도교육청에 촉구했다.
강원지부는 “코로나19 탓에 업무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일해야 하는 급식노동자들은 조리 업무 때문에 불을 쓰면서도 냉방기도 틀지 못하거나 환기 탓에 수시로 냉방기를 끈 채로 일하고 있다. 게다가 급식노동자들이 조리 업무에 소독 업무까지 해야 하다 보니 업무 강도가 올라갔다. 습도가 올라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8월에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장은 “노동자를 위한 업무 강도 완화와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 등이 시급하다. 특히 폭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냉방기 설치와 가동도 필수적이다. 노동자들이 어떤 고충을 겪는지 교육청이 직접 확인하고 현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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