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우나헬스장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강릉시 제공
강원도 강릉시가 사우나헬스장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강원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곳은 강릉시가 처음이다.
강릉시는 코로나19 조기 차단을 위해 선제적으로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일단 13일까지 시행하고 확산 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연장할 계획이다. 실·내외에서 마스크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맞춰 유흥주점과 피시(PC)방, 대형 학원, 목욕탕·사우나 등 14종의 고위험시설에 대해 집합 금지 행정 명령을 내렸다. 또 학원과 오락실 등 다중이용시설 10종은 집합 제한 행정 명령을 내리고 방역 수칙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사회복지 이용시설과 어린이집은 휴관과 휴원을 권고하고, 공공 기관·기업은 유연·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 인원을 제한토록 했다. 강릉시도 재해담당 부서를 제외하고 절반만 근무토록 했다.
강릉시는 행정조치 위반 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고발 조처하고, 확진자 발생 시 입원·치료비와 방역비에 대해 손해배상(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강릉의 사우나헬스장발 코로나19는 지난 4일 80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확진자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자신의 지병에 대해 검진을 받던 중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된 ‘서초 경유 375번 확진자(70대)’의 배우자다. ‘서초 경유’는 서초구에서 검사받은 타 지역 확진자에게 붙이는 분류 기호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80대 확진자는 지역 사우나헬스장을 이용했다.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9월4일 기간 사우나헬스장을 이용한 주민 130여명을 대상으로 한 검체 검사에서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내곡동에 사는 60대 확진자는 지난 2∼4일 사우나헬스장과 임당동의 한 상점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곡동에 사는 70대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사우나헬스장을 이용했으며, 강동면의 식당과 옥계면의 카페도 다녀왔다. 1일에는 옥천동의 약국을, 4일에는 노암동의 한 식당과 내곡동의 한 상점을 방문했다.
강릉시 보건당국은 확진자 동선에 대해 방역 소독과 세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접촉자에 대한 검사와 자가격리 등의 조처를 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사우나라는 장소의 감염 위험도가 굉장히 높다고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코로나19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과 같은 2.5단계를 시행하게 됐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