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가 단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태백시 제공
강원도 태백시에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공공시설 휴관, 스포츠 행사 취소 등 강력한 방역조치 시행에 나섰다.
태백시는 지난달 31일 지역 초등학생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학생은 지난달 24~25일 경기도 여주에서 열린 가족모임에 참석했다가 서울 송파구 401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확진자가 발생하자 태백시는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00명 이상 모임·행사와 유흥시설·단란주점 안에서 춤추기 등이 금지됐다. 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은 인원 제한과 음식물 섭취 금지, 식당·카페·일반음식점은 테이블 거리 1m 이상 유지하기 등 조처도 내려졌다. 또 용연동굴, 태백석탄박물관 등 각종 공공시설도 전면 휴관에 들어갔다. 현재 진행 중인 각종 바둑 대회와 게이트볼 대회 등 스포츠 행사도 전부 취소했다.
확진자 1명 발생에 이렇게 강력한 조처들이 취해진 이유는 ‘탄광촌’이라는 지역 특성 때문이다. 탄광 지역인 태백에는 진폐증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이 2300여명에 이른다. 태백시민 4만3000여명 가운데 5.3%에 이르는 수치다. 진폐환자는 기관지 운동기능 저하 등으로 바이러스·세균 등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70~80대 이상인 고령이고, 기저질환도 있는 셈이라 코로나19에 노출되면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태백시 관계자는 “진폐 환자 등 어르신들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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