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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133번 제출했지만… 제2엔번방 주범 항소심도 법정최고형

등록 2020-12-09 15:47수정 2020-12-10 02:33

로리대장태범의 재판이 진행된 지난 3월 춘천지법 앞에서 여성단체 회원 등이 손팻말을 들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로리대장태범의 재판이 진행된 지난 3월 춘천지법 앞에서 여성단체 회원 등이 손팻말을 들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른바 ‘제2엔(n)번방’을 운영하면서 여중생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일당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에 이어 중형이 선고됐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배아무개(18)군은 항소심 진행 기간 재판부에 무려 133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원심과 마찬가지로 소년법상 유기 징역형의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박재우)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배군 항소심에서 배군과 검사가 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배군과 함께 범행을 주도한 닉네임 ‘슬픈고양이’ 류아무개(20)씨도 징역 7년이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역할을 분담해 불법적으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이용해 협박하거나 강제추행, 음란물 촬영을 강요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 나이 어린 피해자들에게 매우 큰 공포와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수록 교묘해지고 집요해지는 성 착취물 범죄를 근절하고, 아동·청소년을 두텁게 보호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다. 형을 달리할 사정변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선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배군은 “피해자분들께, 가족에게, 소중한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 죗값을 치르고 나가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1심에서 반성문을 19차례 제출했던 배군은 항소심에서는 무려 133차례나 제출했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하루에 적게는 1∼2차례에서부터 많게는 6차례나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형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또 다른 공범인 닉네임 ‘서머스비’ 김아무개(20)씨는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줄어든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주범들이 일부 범행을 실행한 뒤에 가담했고, 공범 검거를 위해 수사기관에 협조한 점 등을 들어 원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고 봤다.

배군 등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등 피해자 3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닉네임 ‘갓갓’ 문형욱(24)이 잠적한 뒤 ‘엔(n)번방’과 유사한 ‘제2의 엔번방’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하는 등 ‘프로젝트 엔(N)'이라는 이름으로 범행을 모의했다.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는 이날 춘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는 성인지 감수성 있는 판결로 가해자를 끝까지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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