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음압병실에 있어야 할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경찰서까지 이동할 동안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특히 해당 병원과 보건 당국은 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코로나19 환자가 사라진 사실조차 몰라 환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강원도 보건당국과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께 속초의료원 격리 음압병동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80대 확진자 ㄱ씨는 택시를 탔다. ㄱ씨는 행선지를 묻는 택시 기사의 물음에 횡설수설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는 ㄱ씨를 집을 잃은 치매 노인으로 판단하고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은 신원 조회 등을 통해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ㄱ씨가 코로나19 확진자란 사실을 알게 됐다. ㄱ씨는 지난 24일 철원 노인요양시설과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고 속초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경찰서로 구급차를 보내 ㄱ씨를 다시 데려가 재입원 조처했다. 또 ㄱ씨가 병원을 벗어난 시점부터 경찰서를 방문할 때까지 만난 접촉자 등을 상대로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격리치료 중인 해당 환자가 어떻게 병원을 나서게 됐는지,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