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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뒤 ‘품절 주유소’ 1% 미만…“장기화 땐 우려”

등록 2022-12-05 15:32수정 2022-12-05 22:38

전국 1만1000여곳 중 88곳서 재고 소진 신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열흘 남짓 이어지면서 간헐적 ‘품절 주유소’가 등장하는 등 기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긴급 수송 조처 등에 힘입어 기름값 급등 등의 대란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4일 오후 2시 현재 재고 소진을 신고한 주유소는 전국 88곳이다. 휘발유 재고 소진을 신고한 주유소는 73곳, 경유 10곳이며 휘발유와 경유 모두 재고가 바닥났다고 신고한 주유소도 5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울(34곳)·경기(20곳)에 재고 소진 신고 주유소가 많았다. 전국 주유소가 1만1천여곳에 이른다는 점에서 품절 주유소 비중은 1%에 못미치는 정도다.

품절 주유소는 주로 도심지역에 포진해 있다. 도심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유류를 저장하는 탱크 용량이 적은 데다 소비자는 많아서 재고 소진이 빠르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품절 주유소는 가파르게 늘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재고량이 20% 아래로 줄어든 주유소를 중심으로 긴급 유류 공급을 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품절 주유소는 하루 종일 문을 닫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오전에 품절되면 오후에 유류를 공급받아 다시 영업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적은 탓에 품절 현상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들마다 표정은 조금씩 달랐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강아무개(59)씨는 “화물연대 파업 전에는 운송비를 최소화하는 조건에서 운영을 했는데, 지금은 비용보다는 기름 확보가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이 주유소는 평소에는 가까운 익산의 저유소에서 기름을 가져왔지만 지금은 거리가 먼 울산에서 기름을 받아오고 있다고 한다. 강씨는 “평소에는 이송차량에 140드럼(1드럼 200ℓ)을 맞춰야 이동하지만, 지금은 70드럼만 되도 기름을 찾아 간다”고 덧붙였다. 기름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 일부 주유소들에서는 재고 소진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한겨레>가 찾은 서울시내 주유소 5곳 중 3곳에서는 기름 수급에 차질을 빚어 한 차례 영업을 중단했거나,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직영주유소 직원은 “4일 전에 기름 수급이 한 번 안 돼 고급, 일반 휘발유 모두 동나 하루 동안 장사 못 했다”며 “이틀 전 물량 확보해 운영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고급 휘발유는 품절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한 일반주유소 사장 ㄱ씨도 “지난주부터 물량 확보하느라 애먹었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연락 돌려서 물량 들여와서 장사하고는 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영업을 못 할 텐데 참 걱정”이라고 했다. 바로 옆 한 셀프주유소에서 일하는 직원도 “지금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10개 차 동시 주유 가능한 우리 주유소의 경우 한번 수급 받으면 이틀 밖에 안 가는데, 하루하루 문 닫아야 할 상황 걱정하며 운영 중”이라고 했다.

반면 파업 영향을 못 느낀다고 말하는 주유소도 있다. 경남 창원시에서 가장 기름값이 싼 의창구 양지주유소 쪽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기름 수급 영향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름을 넣으러 오는 손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충남지역에서 저렴하기로 손꼽히는 당진시 신평면 차사랑 내트럭주유소(에스-오일) 관계자는 “통상 일주일전에 정유사에 기름을 주문하고 대금도 선입금한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에도 기름 소매가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잖다. 서울 종로구의 사직 주유소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소식을 듣고 미리 유류 탱크를 채워놨다. 평소 60%정도 유지하는 탱크가 현재 40%대”라면서 “파업이 지속되면 점점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에 운행차량이 있는 경우 직접 유류를 공급할 수 있어 문제가 적지만, 대부분은 자기 차량이 없어 곤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한편 휘발유와 경유 등의 가격 흐름은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향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4일 현재 보통휘발유 가격(전국평균)은 리터당 1618.48원, 자동차용 경유 리터당 1853.31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1.13원, 1.21원 하락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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