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장례식장에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화재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고 성공일 소방사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제발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7일 오후 1시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성공일(30) 소방사 빈소에 그의 어머니는 오열하고 있었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전북도 간부들이 조문한 자리였다.
비보를 듣고 쓰러진 어머니는 빈소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영정 앞에 주저앉았다. 주변의 식사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흰수건에 얼굴을 묻고서 오열만 했다. 옆자리의 여동생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영정 속 성 소방관은 정복 차림으로 맑은 눈빛에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유족들은 한결같이 성 소방사가 의협심이 강해 위험하고 어려운 일에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려 했다고 전했다.
성 소방관은 대학에서 소방방재학을 전공했다. 일찌감치 소방관을 꿈꿨다고 한다. 3번 낙방 끝에 지난해 5월 소방공무원에 임용됐다. 첫 근무지가 바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다. 9일 뒤인 오는 16일은 그의 생일이라고 한다. 고인은 함께 사는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그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순직한 고 성공일 소방사의 빈소에 조화가 들어가고 있다. 박임근 기자
성 소방사는 전날인 6일 오후 8시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 화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다 숨졌다. 성 소방사는 대피한 할머니로부터 “안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말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주택 내부로 진입했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그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소방사의 장례는 2021년 12월 시행한 ‘전라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의 장례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전북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오는 9일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열린다. 성 소방사는 소방교로 1계급 특진됐고, 정부는 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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