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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고통의 18년…비료공장이 ‘발암공장’이었다

등록 2019-11-14 13:45수정 2019-11-15 15:44

정부, 집단발암 원인 첫 인정
인근에 비료공장 들어선 이후
99명중 22명이 암, 14명 사망
“담뱃잎찌꺼기 불법건조 과정
1군 발암물질 대기중에 뿜어”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 확인
주민들 “전북도·익산시, 배상하라”
14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발표회에서, 장점마을주민대책위 최재철 위원장이 입장문을 읽고 있다. 박임근 기자
14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발표회에서, 장점마을주민대책위 최재철 위원장이 입장문을 읽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저는 5년 전 남편을 잃었습니다. (마을 주변 비료공장의 불법 처리과정에 있었던) 연초박(담뱃잎찌꺼기) 때문에, 사람이 죽고 암에 걸렸음을 인정 받았습니다. 환경부가 실태조사만 제대로 잘 했어도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위에는 하늘이, 아래에는 땅이, 당신들의 가슴에는 양심이 있을 것입니다.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을 책임지십시오.”(주민 신아무개씨)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집단 암발병 사태의 원인이 주변 비료공장에서 불법으로 사용한 연초박 때문이라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피해구제, 건강관리, 오염원 제거 등 사후관리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14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관에서 열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점마을 주민들은 환경부 역학조사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주민들은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주민들이 수년 동안 환경오염으로 고통받고, 집단으로 암에 걸린 이유는 비료제조업체인 (유)금강농산의 불법행위와 허가기관인 전북도·익산시의 관리·감독 소홀 때문이다.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가열해 건조공정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였고, 허술한 방지시설 관리로 발암물질인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등을 배출해 주민들을 집단으로 암에 걸리게 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발표회에서, 조사를 맡은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고도현(오른쪽) 부소장과 환경부 신건일 환경피해구제과장이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14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발표회에서, 조사를 맡은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고도현(오른쪽) 부소장과 환경부 신건일 환경피해구제과장이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주민들은 “전북도·익산시는 관리·감독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주민들이 악취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태가 발생해도 행정기관에서 돌아온 답변은 ‘문제가 없다’였다.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전북도·익산시는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연초박이 원인이므로 (폐기물을 제공한) KT&G도 집단 암발병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사과와 함께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담배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더이상 비료(퇴비) 원료 등으로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장점마을 사태는 끝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다. 좌시하지 않고 더 큰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장점마을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장점마을 주민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고, 16명이 투병 중이며,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하지 않은 주변 마을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더 많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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