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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리·무료급식 중단…노인들 ‘코로나발 시름’

등록 2020-02-26 20:07수정 2020-02-27 02:33

서울·전남 등 배달식사로 대체
복지관·경로당 등 잇단 휴원도
“활력 사라져…집에만 있어 답답”
전남도청의 노인 일자리 사업인 시니어 택배. 전남도청 제공
전남도청의 노인 일자리 사업인 시니어 택배. 전남도청 제공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사회적인 대면 활동 자제 분위기가 일면서 일선 공공기관이 진행해온 일자리 알선, 무료 급식 제공 등 복지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바람에 저소득 노인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도는 26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노인 저소득자 4만6760명한테 제공하던 일자리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도는 이들한테 한 달에 30시간 동안 노인끼리 상호 돌봄활동을 하거나, 학교 앞 안전 지킴이, 공공시설 청소하기 등에 참여하면 활동비 27만원을 지급해왔다. 도는 일단 일자리 사업을 중단한 뒤 보건복지부에서 활동비 지원 지침이 통보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용덕 도 노인정책팀장은 “전남은 노인 인구가 22.7%로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30%가 홀몸노인이고 면역력이 약한 상황인데다 감염돼도 발견이 늦을 가능성이 있어 예방조처를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도는 경로식당 145곳에서 결식 우려 어르신 5195명한테 제공하던 무료 급식도 전면 중단했다. 대신 자원봉사자를 통해 당분간 도시락과 김밥, 빵류, 탕류 등 간편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쉼터인 노인복지관 28곳은 휴관하고, 마을마다 있는 경로당 9121곳은 이장 등이 발열 여부를 점검하는 등 안부를 살피도록 했다.

앞선 25일 서울시에서도 전체 노인 일자리 사업의 51.8%가 중단된데다, 21일부터 노인종합복지관 36곳, 종합사회복지관 98곳, 경로당 3467곳이 휴관에 들어갔다. 특히 노인종합복지관은 지역사회 감염으로부터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무기한 쉬도록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1일 브리핑에서 “서울 종로구에서 모두 4명의 확진자가 1월28~31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 방문한 적이 있다. 해당 환자들은 모두 동일한 시간대에 복지관 내의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인복지관의 식당이 문을 닫지만 대체할 수 있는 식사 거리를 전해 드린다. 배달할 때 발열 상황을 살피고, 손소독제를 주고 마스크 착용 교육을 하는 등 감염예방 조처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도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사업의 신규 신청을 애초 다음달 2일에서 다음달 9일로 늦춰 받을 계획이다.

코로나19 예방조처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노인들은 서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전남 무안의 김영곤(66)씨는 “지난해 열 달 정도 해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고 생활에 활력도 얻었다. 그게 끊긴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는 걸 알지만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한테 바깥에 나가지 말고 대책없이 집에만 있으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현인순(85)씨는 “동네 마실 다니듯 복지관에 가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였는데 거기마저 못 가게 됐으니 집에 그냥 앉아서 죽는 날만 기다리게 됐다”고 푸념했다.

안관옥 서혜미 이정규 허호준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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