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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금, 퇴직금, 어르신 쌈짓돈…광주 ‘코로나19 기부’ 줄이어

등록 2020-03-18 11:55수정 2020-03-18 13:41

모친 유언 따라 장례 조의금 보내고
세상 떠난 아들 퇴직금 기탁하기도
마스크·현금·쌀 등 익명 기부도 이어져
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행정복지센터에 익명으로 배달된 쌀. 기부자는 코로나19 극복에 돕고 싶다고 밝혔다. 광산구청 제공
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행정복지센터에 익명으로 배달된 쌀. 기부자는 코로나19 극복에 돕고 싶다고 밝혔다. 광산구청 제공
가족을 잃은 광주시민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성금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광주광역시 동구청의 말을 종합하면 안모(36)씨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용산생활체육공원을 관리하는 공무직근로자로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로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가족은 최근 안씨의 퇴직금 857만원 전액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안씨의 어머니 오연옥(65)씨는 “평소 주변 어르신들에게 깍듯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착한 아들이었다. 아들의 뜻을 잇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자 퇴직금을 기부한다”고 말했다.

동구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전달받은 안씨의 퇴직금으로 코로나19 예방물품을 구입해 취약계층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16일 오전 11시께에는 고령의 남성이 광주서부경찰서 금호지구대를 방문해 현금 200만원을 안내책상에 놓고 사라졌다.

당시 이유를 묻는 경찰에게 해당 남성은 “일주일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유언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남은 돈을 코로나 19 극복에 기부하고 싶다. 장례를 마치고 경황이 없으니 좋은 일에만 써달라”고 말한 뒤 지구대를 나갔다. 경찰은 차적 조회를 통해 남성에게 다시 연락했지만 “절대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말아달라. 좋은 곳에 사용하시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이 남성의 뜻에 따라 해당 현금을 지역 주민센터에 전달했다. 익명 기부는 계속 이어졌다. 이달 16일 오후 3시께 광산구 운남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70대 할머니가 찾아와 현금 30만원을 전달했다. 직원이 성금 기부 절차에 따라 성함과 연락처를 물어보니 이 할머니는 대답 대신 “그동안 나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으니, 이제 나라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앞서 15일 저녁 8시30분께 광주북부경찰서 두암지구대에 자녀와 함께 찾아온 남성이 마스크 40매가 든 종이봉투를 놓고 갔다. 6일에는 수완동 행정복지센터에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는 쪽지와 함께 20kg들이 쌀 20포가 익명으로 배달됐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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