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7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기념행사 전야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39년 전 독재정권 타도를 요구하며 벌였던 횃불시위를 재현하고 있다. <한겨레>자료사진
올해 40돌을 맞아 대규모로 기획했던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처음으로 전야제 없는 5·18기념행사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5·18행사위)는 7일 오후 9차 행사위원장단회의를 열어 5·18 주요 기념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취소된 행사는 전야제(5월17일)를 비롯한 민주기사의 날(5월20일), 국민대회 ‘대동의 오월’(5월16일), 청년마당(5월16∼17일), 캠핑장 ‘오월의 별이 빛나는 밤’(5월16∼18일) 등이다.
1988년 광주 옛 구동실내체육관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전야제는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정신을 공연·행진·성명서 낭독 등으로 표현하며 ‘5·18 기념행사의 꽃’으로 불린다. 올해는 40주년을 맞아 동학혁명부터 촛불혁명까지 시대흐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5·18 행사위는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민주기사의 날’은 1980년 5월20일 택시기사를 중심으로 했던 차량 시위를 재현하는 행사로, 1986년부터 매년 5월20일 치러왔지만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5월17일 추모제와 27일 부활문화제 등 추모와 기념을 위해 꼭 개최해야 하는 행사는 참여인원을 최소화해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예술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철우 5·18 상임행사위원장은 “다중이 모이는 행사는 전면 취소되더라도 제40주년 5·18민중항쟁의 의미와 정신을 구현하는 다양한 방식의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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