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정의당 후보가 13일 목포시청 앞에서 삭발한 뒤 목포대 의대 유치 공약을 지키기 위한 48시간 비상행동에 들어갔다. 정의당 제공
전남 목포에 출마한 윤소하 정의당 후보가 총선을 이틀 앞두고 삭발을 했다. 박근혜 탄핵과 선거법 협상 때 정의당의 얼굴이었던 그가 갑자기 머리를 깎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는 13일 목포시청 앞에서 머리카락을 박박 밀고 48시간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그는 “민주당이 목포 시민의 30년 숙원인 목포대 의대를 선거에 이용하고 팔아먹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목포대 의대 유치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운동을 해왔다.
그가 삭발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전략을 세운 민주연구원이 전남 동남권 의대 설립에 기울어진 듯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전남 순천)는 전날 전남 동남권 의대 설립과 권역의료응급센터 기능보강 확대를 위한 정책협약을 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목포의 총선판은 크게 술렁였다. 목포의 야당 후보들은 일제히 “민주당이 서부권 의대 유치를 포기했다”고 공세에 나섰다. 윤 후보가 앞장섰고, 박지원 민생당 후보와 황규원 미래통합당 후보도 포격에 가세했다. 김원이 민주당 후보의 사퇴까지 거론됐다.
박지원 민생당 후보는 “이런 정책협약은 민주당 중앙당이 김원이 후보를 버린 것이고 순천에 의대를 몰아 준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순천의 소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렸던 동남권 의대 유치 추진 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목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고 몰아세웠다. 황규원 통합당 후보는 “김 민주당 후보의 의대 유치 공약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거짓을 참말처럼 해온 김 후보는 사퇴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목포대 총동문회와 총학생회도 성명을 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내비쳤다. 이들은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은 목포대 1만 재학생, 6만 동문뿐 아니라 23만 목포시민, 70만 서남권 주민의 30년 염원이다. 시민의 뜻을 왜곡하는 정당이 의대 동부권 유치를 공약으로 발표해 충격과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김원이 민주당 후보는 “목포대 의대와 병원 유치는 교육부가 용역을 마치고 결실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목포대 의대를 지킬 수 있도록 압도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 민주연구원장도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추진 중이다. 목포에 의대와 병원을 유치하는 정책연구도 김 후보와 함께 펼치겠다. 공동연구를 지역 간 갈등으로 몰아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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