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희생자 안종철군의 어머니 이정님씨를 문재인 대통령이 위로하고 있다. 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오월 아픔’을 상징하는 5·18 희생자 어머니들의 소복을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볼 수 없을 전망이다.
11일 국가보훈처, 5·18기념재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18일 열리는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진행될 예정이다. 보훈처는 매년 5천명 수준으로 치렀던 5·18 기념식을 올해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400명 수준으로 축소해 개최할 계획이다. 보훈처는 7일 각 5·18단체에 공문을 보내 참석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각 단체에 배정된 인원은 5·18유족회 70명, 5·18부상자회 70명, 5·18구속부상자회 70명, 5·18기념재단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30명 등 모두 240명이다.
하지만 5·18단체 쪽 참석자가 코로나 감염 확산을 우려해 만 65살 이하로 제한돼, 대다수의 희생자 부모들은 기념식 참석이 어렵게 됐다. 5·18이 일어난 지 40년이 지나며 희생자의 부모들은 대부분 만 70살 이상이다. 희생자 어머니들은 매년 기념식 때마다 소복을 입고 참석해 자녀의 묘비 앞에서 오열하여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박현옥 5·18유족회 사무총장은 “코로나 때문에 65살 이상 고령의 회원은 기념식 참석을 피해달라고 요청받았다. 하지만 40주년 기념식인 만큼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건강 상태를 판단해 소수라도 희생자 부모님들을 참석시킬 방침이다”라고 했다.
김대원 국가보훈처 대변인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 5·18단체들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