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8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코로나19 감염이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광주·전남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9명이 늘어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들은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꾸준히 외출한 것으로 나타나 무더기 감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의 최초 감염경로 파악에 난항을 겪으며 지역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광주광역시·전남도의 발표를 종합하면 광주에서는 일주일, 전남에서는 27일 만에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 34번째 확진자로 분류된 60대 여성(광주시 동구 용산동)와 목포에 사는 언니 부부(전남 21번째, 22번째 확진자)는 23일 화순전남대병원, 동구 운림동 광륵사(사찰), 충장로 은미사(미용도매점), 양동시장 인근 고려직물(원단판매점) 등을 잇달아 방문한 뒤 24일 기침과 발열 등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고 2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34번째 확진자의 60대 남편(35번째 확진자)과 21번째 확진자의 중학생 손자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광륵사 스님인 60대 남성(36번째 확진자)과 24일 두암한방병원에 갔던 60대 여성(37번째 확진자)도 양성 판정이 나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34번째 확진자의 지인인 37번째 확진자는 24∼27일 서구 화정동 수궁탕(목욕탕), 동구 대인동 다미식당, 금남로를 방문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확진자 7명의 접촉자는 광주 37명, 목포 106명이다.
80여일 만에 광주·전남에서 지역감염 확진자가 나오며 광주시와 전남도 등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들이 방문한 곳은 병원, 시장, 목욕탕, 온천 등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최초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34번째 확진자 부부와 36번째 확진자 중 한명이 전파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뚜렷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34번째 확진자 부부와 전남 21번째 확진자 부부는 최근 광주·전남지역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36번째 확진자는 사찰에만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난 3달간 광주·전남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던 것으로 봤을 때 파악되지 않은 외부 확진자가 광주를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호 전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 등이 광주를 방문해 34번째나 36번째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정확한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앞으로 2주간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남에서는 중미 니카라과에서 멕시코를 경유해 27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40대 남성(전남 24번째)이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이 남성은 입국 이후 해외입국자를 위한 특별 수송 열차를 이용해 자택이 있는 나주에 도착해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영국에서 입국한 30대 여성도 광주소방학교에 격리되던 중 이날 양성 반응이 나와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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