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월동 광주보훈요양원에서 입소자 정진덕(57)씨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날 광주에서는 13개 요양시설 1122명이 백신접종 대상자로 선정됐다.연합뉴스
광주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발을 뗐다. 첫 접종 대상자들로 선정된 요양시설 종사자·입소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가족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26일 오전 9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월동 광주보훈요양원 앞에는 경찰 10여명과 광주광역시청 공무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광주보훈요양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접종됐다.
50여평(170㎡) 규모 접종실은 예진표작성, 예진, 접종, 접종 후 관찰(모니터링) 구역으로 나뉘어 접종자들을 맞을 준비를 끝마쳤다. 동시에 2명이 접종할 수 있도록 모든 구역은 둘로 나뉘어 있었다.
오전 9시32분께 첫 접종자인 고숙(57·여) 광주보훈요양원 원장이 접종실에 들어섰다. 고 원장은 1분여간 예진을 마치고 접종석으로 이동해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맞은 시간은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고 원장은 접종을 마치자 환하게 웃은 후 이상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접종 후 관찰 구역으로 이동했다. 접종자들은 15~30분간 대기한 후 접종실을 나가야 한다.
고 원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아침까지는 긴장됐는데 막상 주사를 맞고 보니 일반 독감주사와 비슷했다. 조금 긴장을 해서인지 주삿바늘이 들어간 지도 몰랐다. 다른 요양시설들도 별 탈 없이 접종을 마쳐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접종자는 요양원에 머물고 있던 국가유공자 정진덕(64)씨였다. 휠체어를 탄 정씨도 의료진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사히 접종을 마쳤다.
정씨는 “백신을 맞고 나니 마음이 시원하다. 코로나 때문에 지난 1년간 가족을 만나지 못했는데 백신 접종이 빨리 끝나 가족들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보훈요양원에서는 고 원장과 정씨를 포함해 146명이 백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됐다.
보훈요양원 접종자들에게는 조그만 선물도 제공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화훼관광단지 안홍균 대표가 광주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축하기 위해 기부한 칼랑코에(Kalanchoe) 꽃이다.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하다고 알려진 칼랑코에의 꽃말은 ‘설렘’이다.
같은 시간 북구 요양시설 비엔날레실버타운에서도 접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전문 의료기관이 아닌 이곳은 북구보건소 의료진이 방문해 임직원 29명에게 주사를 놨다.
김명수 사무국장은 “요양시설 종사자여서 남보다 먼저 백신을 맞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이제 코로나 걱정을 조금 내려놓고 입소자들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에서는 13개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 1122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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