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버스를 덮쳐 119가 탑승객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철거현장 붕괴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철거업체의 불법하도급 정황을 포착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하청업체의 재하도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11일 오전 브리핑에서 “붕괴사고를 낸 철거업체가 광주지역업체 백솔건설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과 철거계약을 맺은 ㈜한솔기업과 불법하도급 (계약)을 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포크레인 기사 등 7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했다. 입건자들의 구체적인 소속과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철거업체 2곳 관계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김교태 광주경찰청장이 언론 브리핑을 열어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붕괴사고 수사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앞서 경찰은 사고 발생 뒤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 14명을 조사했으며, 철거업체 2곳과 현대산업개발 광주사무소, 감리업체, 현장사무소 등 5곳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2018년 1월9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맺었고, 현대산업개발은 2020년 9월28일 서울 소재 한솔기업과 철거공사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했다. 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은 한솔기업이 광주 현지 철거업체인 백솔건설과 계약을 맺은 시점과 계약 방식 등은 추후 수사를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경찰은 또 안전 관련
민원이 제기됐지만 묵살했다는 의혹(<한겨레> 6월11일치 1면)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교태 광주경찰청장은 “철거업체 선정과정과 인허가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하겠다. 관할 지자체가 관리감독과 민원 처리 등을 적정하게 처리했는지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버스를 덮쳐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 4구역 재개발구역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해 철거 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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