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입구 주변에 코로나19 안내문이 놓여있다. 이 병원은 이틀 새 코로나19 확진자 117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의 요양병원 정신과병동에서 환자와 직원 등 121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이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인 것으로 밝혀졌다.
창원시는 “28~29일 이틀 동안 창원시 마산합포구 요양병원 정신과병동에서 29일 오전 10시 기준 전체 직원·환자 397명 가운데 직원 9명과 환자 112명 등 모두 121명(30.4%)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의 환자·종사자 등은 2주마다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는데, 지난 27일 검사를 받은 이 병원 선제검사 대상자 가운데 직원 1명과 환자 2명 등 3명이 2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직원·환자 394명을 검사한 결과, 29일 오전 10시 기준 직원 8명과 환자 110명 등 118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틀 동안 검사받은 전체 397명 가운데 25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26명은 재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12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 병원 3층 정신과병동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했다. 격리대상자는 직원 18명과 환자 143명 등 161명이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자는 143명, 1차 접종자는 5명, 미접종자는 13명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121명 가운데 107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른바 ‘돌파감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의 병동은 요양병동과 정신과병동으로 이뤄져 있고, 정신과병동은 다시 3층 폐쇄병동과 2층 개방병동으로 이뤄져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3층 폐쇄병동 외 병동에선 29일 오전 10시 현재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폐쇄병동은 53개 병실로 이뤄져 있는데, 이곳의 환자는 밖으로 나갈 수 없지만, 병동 안에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역학조사팀은 3층 폐쇄병동의 출퇴근하는 직원 20명과 입원하고 2주가 지나지 않은 환자 6명 가운데 첫번째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조사하고 있다.
조현국 창원시 마산보건소장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협의하며 모든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재검사 결과는 30일까지 모두 나올 것으로 본다. 오염된 실내 공기에 의한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실내 시설은 하루 세차례 이상 자연환기하거나 환기설비를 계속 가동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룬 방역상황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개인 스스로 방역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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