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서 내려다본 김해 구산동 지석묘 유적의 파괴 전 전경.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상석 주위 사방에 묘역의 핵심인 박석 수백여편들이 촘촘하게 깔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시 쪽의 정비업체는 이 박석들을 문화재청 협의 없이 무단으로 뽑아내 씻어내고 다시 박아넣는 정비 작업을 강행하며 원형을 뭉개버렸다. 김해시 제공
홍태용 경남 김해시장이 1세기께 김해 지역에 터를 잡고 4~5세기 전성기를 누렸던 김수로왕의 가락국 창건 신화와 연관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지석묘·경남 기념물 280호)이 훼손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홍 시장은 11일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53만여명의 모든 김해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씩의 코로나19 희망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이어진 취재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구산동 지석묘 관련 질문을 받자 “고인돌 외에 박석(바닥돌)까지 문화재여서 문화재청과 의논하고 허락을 받았어야 했는데 김해시가 임의로 해석해 그렇게 (훼손)됐다. 절차에 관심을 덜 가졌고 무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정비 결정 후 다시 국가사적 신청을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구산동 지석묘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박석이 제거된 상태니까 (박석) 밑 부분 발굴을 더 해보자는 것이 문화재청, 경남도 문화재위원 입장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달에 구산동 지석묘 정비를 마무리하는데 몇개월에서 1년 정도 재정비·재발굴을 더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시가 실수한 부분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이번 일이 뼈아픈 교훈이 됐다”고 덧붙였다.
구산동 지석묘 유적은 지난 2006년 아파트 신축 터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덮개돌 상석의 크기는 세게 최대 규모급이고 무게만 350t이 넘는다. 묘역 크기는 너비가 19m, 잔존 길이가 86m이고 면적 단위로 1652㎡(5백여평)다. 김해시는 국가 사적 지정절차를 밟기 위해 2020년부터 경남도비와 시비 16억여원을 정비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강화처리 명목으로 박석을 빼 강화처리 후 다시 박아넣는 등 원형 보존해야 하는 문화재를 건드렸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