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 앞.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낸 조화를 실은 차량이 입구에서 돌아가고 있다.
“아이고, 어무이가 돌아가시가 (대통령님이) 마음이 아파서 우얄꼬.”
3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 들머리에서 60대 여성 성도들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을 안타까워했다. 성당 들머리에서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성당 들머리에서 왼쪽은 빈소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성당이 있는 곳이다. 이들 성도는 경호처 직원들의 확인을 거친 뒤 모두 성당으로 향했다.
이날 성당 주변은 조용한 모습이었다. 성당 들머리에는 20~30명가량의 취재진만 진을 치고 있었다. 성당 출입은 경호처 직원들이 신원과 방문 목적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었다. 한 50대는 빈소로 가려다가 경호원에게 제지당한 뒤, 문 대통령의 뜻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고 결정한 대로 유족들은 조문과 조화를 받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27분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낸 조화를 실은 차량도 성당 들머리에서 “조화를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경호원의 안내에 따라 되돌아갔다.
전날인 29일에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도 돌려 보내졌고,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수석도 조문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과 이날 아침 두 번이나 남천성당을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도 조문을 못 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문을 오면 원칙적으로 돌려보낸다. 가족에 한해서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여사의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례미사 뒤 고인은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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