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경대학교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중국 유학생들을 공항이나 기차역 등에서 차량에 바로 태워서 기숙사로 옮긴 뒤 격리조처를 하기로 했다.
부경대는 13일 “중국·홍콩·마카오를 방문하거나 경유한 학생들이 김해공항·부산역·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차량에 태워서 학교 기숙사까지 실어나르는 전담 픽업팀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밝혔다.
픽업 차량은 현재 대형버스·승합차·승용차 3대다. 운전자와 통역인, 안내교직원 등 3명이 조를 짜 마스크를 쓰고 학생들을 무료로 실어나른다. 이달 말 입국하는 유학생들이 몰리면 픽업 차량을 늘릴 계획인데, 부경대 서포터스(후원자) 회원 100여명이 운전한다. 서포터스는 부경대로 새 학기 처음 유학 오는 학생을 공항 등에서 만나, 지하철과 버스 등을 타고 함께 부경대까지 동행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부경대 유학생은 2000여명인데, 이 가운데 중국 국적은 1200여명이다. 부경대는 픽업 서비스를 빨리 알리기 위해 중국어에 능통한 10명을 임시 채용하고, 한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중국 위챗을 통해 중국 국적 1200여명과 연락하고 있다.
위챗으로 한국 입국 여부를 물어, 입국한다고 하면 김해공항·부산역·부산종합버스터미널 등에 언제 도착할 것인지를 물어서, 만날 시간과 장소를 확정한다. 거꾸로 중국 유학생들이 픽업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면, 픽업팀이 출동한다. 김해공항엔 대형버스가 관계기관 협조를 얻어 별도로 대기한다.
픽업한 유학생들은 부경대 기숙사까지 직행한다. 만약을 대비해 별도 운영하는 기숙사 건물에 14일 동안 자가격리한다. 각층 승강기 앞 보관장소에 하루 3차례 도시락을 두면, 유학생들이 가지고 가서 먹고 있다. 끼니당 도시락 비용은 5000원이다. 부경대는 정부에서 도시락 비용을 지원하지 않으면, 절반을 학생들에게 부담시키려고 한다.
부경대는 또 개학을 다음달 2일에서 16일로 2주 연기했다. 다음달 입국해서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면 16일 시작되는 수업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쪽은 중국 유학생들에게 이달 말까지 돌아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경대 관계자는 “픽업 서비스는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중국 유학생들이 택시 승차 거부 등 지역민들에게 눈총을 받거나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다. 지역사회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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