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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첫 사망’에 인적 끊긴 청도 읍내… 민심은 불안, 분노

등록 2020-02-21 16:53수정 2020-02-22 02:04

[르포] 청도 중심부 대남병원 근처 거리, 주민보다 취재진 더 많아
이만희 교주 고향…평소에도 신천지 신자 순례·봉사 빈번

장례 관련업 종사 주민 “조문객이 많이 몰려들지는 않았다”
거리서 어렵게 만난 주민 “신천지가 코로나 퍼뜨렸다” 분통
경북 청도대남병원 앞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 청도대남병원 앞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도 거리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21일 찾은 청도대남병원은 경북 청도군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친형 장례가 치러진 청도농협장례식장은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었다. 당시 신천지 교인들이 참여했고, 중국의 신천지 지회에서도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지역에서 장례 관련 일을 하는 ㄱ(60)씨는 “장례식은 102호에서 했는데, 장례식장에 조문객이 대거 몰려들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문은 잠겨 있었다.

폐쇄된 청도대남병원과 한 건물에 있는 청도농협장례식장 들머리.
폐쇄된 청도대남병원과 한 건물에 있는 청도농협장례식장 들머리.

대남병원에서는 이날까지 코로나19로 입원 환자 1명이 숨졌고, 확진자도 16명으로 무더기로 나왔다. 간호사 등 5명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병원 내 감염이 발생했다. 폐쇄된 병원 건물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만희 교주의 고향인 청도를 신천지 신도들은 3대 성지로 여기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전국 교인들이 삼삼오오 청도를 순례하다시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신자들이 청도에서 활발한 봉사활동과 다양한 행사를 벌이는 이유다. 지난 11일에도 신천지 봉사단은 풍각면 현리리를 찾아 머리 손질을 해줬다고 한다. 거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들과 접촉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얘길 건너서 들었다”고 했다.

대남병원 근처 거리엔 취재진으로 보이는 이들만 이따금 눈에 띄었다. 어렵게 만난 주민 박아무개(66)씨는 “신천지가 문제다. 이들이 우리 동네에 코로나를 다 퍼트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근처 일부 가게는 문을 닫았고, 병원 옆 어린이도서관은 2주 동안 휴관에 들어갔다. 병원 근처 ㄱ약국의 약사는 “평소 50~60명이 왔는데, 오전까지 3명만 들렀다. 당분간 영업시간 단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ㄴ의원을 찾은 한 환자는 “조금 불편하면 참고, 힘들면 근처 경산시로 진료받으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흰색 방호복과 보호안경, 마스크를 착용한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은 병원 주차장과 화단, 도로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독약을 뿌렸다. 방역 차량도 병원을 돌아다니며 소독약을 분사하는 등 방역작업을 했다. 군민 김아무개(64)씨는 “31번째 환자가 청도의 한 찜질방을 들렀다는 뉴스도 봤다. 웬만하면 외출을 하지 않고 감염 조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듯하다. 미세먼지가 기승일 때도 공기가 깨끗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혀를 찼다. 경북은 이날 확진자가 3명 추가돼 26명으로 늘어났다.

청도/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청도대남병원 근처에 있는 청도어린이도서관은 2주 휴관에 들어갔다.
청도대남병원 근처에 있는 청도어린이도서관은 2주 휴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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