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달 27일 부산시교육청에서 부산학원연합회 임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학원 휴원 권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교육부가 초·중·고의 개학을 1주 연기했지만, 일부 학원에서 수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강사에 의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학원이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의 70번째 코로나19 확진자는 18살 여고생으로 54번째 확진자인 영어학원 강사(27)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54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54번째 확진자가 자신의 영어학원에서 줄곧 수업을 해왔다는 점이다. 70번째 확진자인 여고생은 지난 22일 54번째 확진자의 영어학원에서 1 대 1 수업을 받았다. 이 학생은 이튿날인 23일 동래구 수학학원에도 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54번째 확진자는 36번째 확진자(28·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드러났다. 54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17~19일 동안 36번째 확진자를 상대로 하루 6시간씩 1 대 1로 학원 강사 수습교육을 했다고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 김석준 교육감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2월 말까지 휴원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지만, 28일 낮 12시 기준 부산의 8667곳의 학원 가운데 4845곳만 문을 닫아 휴원율이 55.9%에 그쳤다. 학원들이 휴원을 주저하는 것은 수강료 환불 문제와 함께 강사료 등이 걸려 있기 때문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이 휴원하지 않으면 개학 연기를 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현행법으로는 학원을 강제로 휴원시킬 수가 없으니, 정부가 휴원했을 때 입을 피해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시·도 교육감들이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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