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세를 벌이고 있다. 서병수 캠프 제공
4·15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수도권과 더불어 전국 최대 접전지로 떠오른 부산 선거구들에서 ‘묻지마식’ 의혹 제기와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는 등 구태의연한 진흙탕 선거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
북구·강서구갑 선거구에선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제기한 이른바 ‘황제 월급’ 의혹으로 시끄럽다. 지난 8일 텔레비전 토론에서 박 후보는 “(전 후보가) 2014년 3월부터 2016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대전의 광고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300여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황제 월급”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황제 월급’ 논란은 2016년 진정서를 접수한 검찰이 수사를 벌여 2017년 5월 무혐의 처분한 사안이다. 당시 부산지검의 처분결과 증명서를 보면, 전 후보는 2012년 5월부터 광고를 수주하는 영업부 이사로 월 300만~400만원 급여를 받으며 9억5000만원 규모의 광고를 수주했다. 검찰은 전 후보가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영업부 이사였으며, 대전 광고회사 전·현 직원 2명이 전 후보가 출근했다고 진술한 점, 대전 고속도로 하이패스 이용 기록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9~12일 소속 구의원 등을 통해 ‘일은 안 하고 황제월급 받은 사람. 서민코스프레 제대로 하는 전재수’ 등의 내용을 인터넷과 문자 등을 이용해 유포했고, 12일 박 후보와 통합당 부산선대위 명의로 “전 후보가 검찰 조사도 받지 않았다”며 봐주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전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합당 구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부산 부산진구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를 벌이고 있다. 김영춘 캠프 제공
부산진갑에서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자의 형 집을 관할 구가 특혜 매입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통합당 부산진구 의원 8명이 부산진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서은숙 구청장이 팔리지 않는 부암동 철길마을의 김 후보 형 집을 사들여 건강생활센터를 건립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9일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부산진구의 말을 종합하면, 건강생활센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됐다. 애초 터에 지역주택조합이 추진되면서 땅 매입이 힘들어지자 부산진구는 2018년 1월부터 새 터를 물색했고 4월 김 후보 형과 매각을 구두로 합의했다. 서은숙 구청장 취임 50여일이 지난 8월22일 김 후보 형과 실제 매매계약을 체결됐고, 당시 거래가액은 감정평가액보다 낮았다고 한다.
남구을에선 이언주 통합당 후보의 불륜설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남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박재호 민주당 후보의 최측근이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용호동 커피숍에서 여성 유권자 2명에게 (자신과 관련한) 허위 불륜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남구에서 네차례 선거를 하면서 상대 후보를 비방한 적이 한번도 없다.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고 되받았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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