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부산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부산 남구 주민 모두의 의원이자 심부름꾼, 머슴입니다. 언제든지 명함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하셔서 박재호를 부려주십시오!”
보수정당들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남구을에 출마한 박재호(61)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4만1005표(50.5%)를 얻어 3만9575표(48.74)에 그친 이언주(47)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앞선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에 앞선 것으로 집계된 박 당선자는 이날 개표 초반부터 종반까지 이 후보와 초접전을 펼쳤고, 결국 재선 국회의원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지역밀착형 정치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박 당선자는 20대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무가선 저상 트램(노면전차)인 오륙도선 유치 성공 등 지역발전을 위해 애쓴 것이 유권자들한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27살이었던 1988년 김영삼 전 대통령 측근인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고, 참여정부 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정무2비서관을 맡았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을 이어 지역주의 타파를 목표로 삼았다.
박 당선자는 2005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험지 중 험지였던 남구을에 처음 출마했지만 김무성 통합당 의원에 패해 낙선했다. 18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역시 김 의원한테 33%포인트 차이로 대패했다. 19대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섰지만 서용교 새누리당 후보에 7.9%포인트 차로 졌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서 후보를 누르고 3전4기 만에 당선됐다.
이번 총선 여론조사에서 박 당선자는 이 후보와 백중세로 나타났다. 선거운동 과정은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는 등 진흙탕 모양새로 흘러갔다. 이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박 당선자의 최측근이 불륜설을 유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선거 막판에는 이 후보의 배우자가 박 후보 지지자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당선자는 “주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 정치가 계속돼야 한다”며 지지 부탁에 열중했다.
박 당선자는 전국 최초의 무가선 트램(전차 위 전원공급선이 없는 배터리형 트램)의 오륙도 노선 완성 등 교통문제 개선과 첨단산업 일자리 창출, 보육시설·청소년 지원시설 설립 등을 약속했다. 그는 “다시 하나가 돼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남구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 더 낮게, 더 가까이 일하겠다. 주민 모두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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