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모 사진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의 사진전 도록 표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예년의 30분의 1 규모로 축소돼서 열린다.
노무현재단은 “오는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을 연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100여명만 참석하는 소규모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국외 감염자 유입과 소규모 집단 감염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라 추도식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되도록 방문을 미뤄주고,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영상으로 함께 해달라”며 일반 시민의 참석 자제를 당부했다.
올해 추도식은 규모가 예년의 30분의 1로 축소된다. 재단은 처음으로 묘역 안에서 추도식을 여는데, 의자는 1.5~2m 간격으로 100여개만 배치하고 무대도 설치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옆 잔디밭에 임시무대와 의자 3천개를 갖춘 추도식장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해마다 전국에서 2만~5만명이 참석해 묘역 주변 언덕과 봉화산까지 올라가서 추도식을 지켜봤다.
추도식 날에 맞춰 서울역과 진영역을 왕복하던 봉하열차와 전국 지역별 단체버스도 올해는 운행하지 않는다. 또 추도식 날에는 해마다 봉하마을 친환경 방앗간에서 일반 참배객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으나 올해는 제공하지 않는다.
추도식이 끝나면 참배객들이 1시간 정도 길게 줄을 서서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으나 올해는 이 역시 생략된다. 이에 재단은 참배객 규모도 올해는 예년의 30분의 1 수준인 1천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한다.
2007년 5월3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비서실장이던 미래의 문재인 대통령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묘역 안에서 열리는 추도식 식순도 예년에 견줘 대폭 축소한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였던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의 유족대표 인사는 처음으로 생략된다. 일반시민 인사말도 생략된다. 공식 추도사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다. 이 대표는 2010년 1주기 추도식 때 추도사를 했는데, 노무현재단은 “정계 은퇴를 앞두고 사실상 공식 석상에서 마지막 추도사를 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이해찬 대표께 다시 공식 추도사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노무현재단 이사회는 올해 추도식 주제를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로 정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1년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던 말에서 따온 것이다. 주제 선정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이러한 노무현 대통령의 각오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에도 그대로 담겨 있었으며, 현재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꽃피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다. 이와 별도로 추모 온라인 사진전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이 이달 말까지 노무현재단 누리집(knowhow.or.kr)의 ‘노무현 사료관’에서 열린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노무현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