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명단 삭제 뒤 제공‘한 신천지 대구교회 간부 2명 구속

지난 3월17일 대구시 공무원들이 대구 남구에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행정조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코로나19 확산 당시 엑셀 파일로 정리돼있던 전체 교인 명단 가운데 일부를 삭제한 뒤 방역당국에 제출한 혐의로 신천지 대구교회(다대오지파) 간부 2명이 구속됐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그동안 일부러 교인 명단을 누락하진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천지 대구교회 다대오지파장 등 2명을 구속하고 간부 4명을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19일 방역당국으로부터 전체 교인 명단 제출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9400여명의 교인 명단이 들어있는 엑셀 파일에서 100여명의 이름 등을 삭제한 뒤 다음날 방역당국에 제출했다. 경찰은 이들이 노출을 꺼리는 교인들의 이름 등을 고의로 명단에서 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31번)가 나온 지 이틀째 되던 날 방역당국으로부터 전체 명단 제출을 요구받았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애초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교인 명단만 방역당국에 제출했다. 이어 전체 교인 명단 제출을 요구받자 이렇게 일부를 누락한 명단을 냈다.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는 3월1일이 돼서야 원래 갖고 있던 전체 교인 명단을 제출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월28일 신천지 대구교회가 교인 명단을 고의로 누락해 방역당국에 제공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1일과 3일 두 차례 대구지방검찰청에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지난 4월6일 신천지 대구교회 간부들의 자택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해 증거를 확보했다.

김일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