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목사·선교사 등 52명 모아 세미나…감염 고리된 교회 적발

17일 식사도 함께…24일 현재 참석자 가족 등 4명 코로나19 확진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창원시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종교시설에서 정규예배 외에 모든 모임과 음식 섭취가 금지된 상황인 가운데, 전국의 목사·선교사 등 50여명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함께 식사까지 했다가 결국 코로나19 감염자를 발생시킨 교회가 경남 창원에서 적발됐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경남 1125번 확진자(60대 남성)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 확진자는 창원시 진해구 한 교회가 지난 17일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교회는 지난 17일 교회 안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목회자 1일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서울·부산·경기·경남·경북 등 전국 곳곳의 교회 목사·선교사·신도 등 52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던 경남 1125번 확진자는 20일부터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여, 22일 진해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23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날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이 확진자의 부인(50대 여성)도 23일 밤 양성 판정(경남1136번)을 받아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창원시 진해구 한 병원의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그는 지난 22일까지 출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24일 이 병원을 긴급 방역소독하고, 접촉자 12명을 자가격리 조처했다.

창원시 방역당국은 23일 세미나 참석자들의 관할 지자체에 이 사실을 알리고 참석자를 검사하도록 요청했는데, 경북 구미에서 참석했던 2명은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이미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사 부부인 경북 구미의 2명은 경북 영주시의 확진자 가족과 지난 14일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돼,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창원시 방역당국은 경북 구미의 목사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로 지난 17일 창원 진해구 교회 세미나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한다.

세미나가 열린 지난 17일 당시 창원시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된 상태였다. 종교시설은 정규예배 외 모든 모임과 식사가 금지된 때였다.

창원시는 종교시설 주관의 모임 및 행사를 금지한 행정명령 위반 혐의로 이 교회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경남에서 종교시설에 집합금지 행정명령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것은 처음이다. 창원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교회를 고발했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지금 잠시 멈추지 않으면 소중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길도 멈출 것이다. 새해 연휴까지는 아쉽더라도 가까운 분들과의 모임과 만남도 최대한 자제해주기 바란다. 특히 종교계는 성탄절에 맞춰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올해 성탄절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