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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페이스북

등록 2022-10-28 05:01수정 2022-10-28 09:56

그 짓을 했다 딱 한 번뿐이다 아니다 오전에 두 번 오후에 한 번 잠들기 전에도 그 짓을 했다 반듯이 누워서 했다 서서 했다 엎드려서 했다 반쯤 옆으로 돌아누워서 했다 물구나무를 선 채로 했다 삐걱거리는 간이침대에서도 했다 누에고치 냄새나는 다락방에서도 거실의 닳아빠진 황소 가죽 소파 위에서도 했다 아무도 없는 정원 울타리 나무 밑에서도 했다 하고 또 했다 매일매일 했다 입으로 했다 손으로 했다 옆구리로 했다 몇 시간이고 기어 다니면서 했다 혀를 빼물고 했다 밥을 먹으며 커피를 마시며 전화를 받으면서도 했다 잠들기 전까지 했다 쉬지 않고 했다 너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너에게만 말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그 짓을 했다

-신성희 시집 <당신은 오늘도 커다랗게 입을 찢으며 웃고 있습니까>(민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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