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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심란한 연말을 달래주는 심리 에세이

등록 2022-12-23 05:00수정 2022-12-23 13:38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박미경 옮김 l 다산초당(2022)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지음 l 메이븐(2022)

어느새 벌써 연말이다. 연말 앞에 ‘어느새’와 ‘벌써’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연말에 우리가 어떤 감정을 지니게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연말은 으레 반성과 후회의 시간이다. “그걸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걸 사지 말았어야 했는데” “더 자주 연락했어야 했는데” 등, 여러 아쉬운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지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각은 더욱더 부정적으로 치우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는 <후회의 재발견>(한국경제신문)이란 책에서 “후회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며,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성장시켜온 비밀의 열쇠였음을 확신하게 됐다”라고 전하고 있지만, 연말이 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런저런 반성과 후회는 우리를 상념에 젖게 만든다.

우리 서점가에서는 언젠가부터 ‘특수’라는 게 사라졌다. 예전에는 방학 시즌, 휴가 시즌, 노벨상 시즌, 연말 시즌 등, 어떤 특정한 시기가 되면 집중적으로 팔리는 책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책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런데 올해 연말에는 2권의 심리 에세이 책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어 흥미롭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다산초당)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메이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웨덴의 정신적 스승’이라 불리다가 루게릭병으로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삶의 궤적을 소개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4월 출간된 이후 꾸준히 사람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던 책이었다. 연말을 맞이해 감성적인 ‘화이트 에디션’으로 옷을 갈아입고 한정판 ‘필사노트’ 증정 이벤트를 벌이면서, 다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책은 불현듯 떠올라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오만가지 잡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생각을 모두 믿지 말라”는 가르침을 선사하면서, 특히 관계의 갈등을 비롯한 여러 삶의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마법의 주문을 되뇌라고 알려준다. 그 마법의 주문이 바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은 2001년 마흔셋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씨가 40대에 접어든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인생을 숙제처럼 살아온 저자는 책임감과 의무감에 얽매인 삶이 아닌 재미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볼 것을 권한다. 우리 앞에 놓인 삶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아등바등 살면서 고통스러워만 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면서 인생을 축제처럼 살아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2015년 출간된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의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다.

2022년은 정말 만만치 않은 한 해였다. 화해와 협력의 모범을 보여줘야 할 정치판은 갈등과 혐오의 진원지였고, 폭락과 폭등이 교차하는 위태위태한 경제 상황은 우리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비극적인 사건 사고가 이어졌지만, 희생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진심 어린 마음은 부족했다. 모두가 제 살기에 급급해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고, 그렇게 우리는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여러모로 심란한 연말,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책과 함께’라면 더욱 좋지 아니한가!

홍순철/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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