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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체호프를 읽으면 소설이 써진다?

등록 2023-02-10 05:00수정 2023-02-10 11:53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l 어크로스 l 2만6000원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를 손에 쥐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조지 손더스라는 미국 작가다. 필립 로스나 코맥 매카시 같은 현대 작가들은 읽는다고 읽었지만 손더스의 ‘독창적이고 대담한 스타일’과 ‘인간애’ 담긴 작품은 알지 못했다.

콜로라도 광업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 과정을 마쳤다. 해마다 젊은 작가 6명을 선발해 3년간 읽고 쓰게 하는, 지원자가 600~700명씩 몰린다는, 이 대학을 나온 손더스 자신이 이 대학에서 1997년부터 해온 단편소설 수업이다. 이 수업을 바탕으로 이 책이 저술됐다.

그는 19세기 러시아 단편소설을 학생들과 함께 살펴보며 “그들만의 ‘상징적 공간’”을 얻도록 도왔다. 안톤 체호프, 이반 투르게네프, 레프 톨스토이, 니콜라이 고골의 작품 7편이 이 책에 담겼고, 그 뒤에 손더스의 강의가 이어진다. “이야기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자 (…) 학생들과 오랜 세월에 걸쳐 함께 발견한 몇 가지를 종이에 적”은 것이 이 책이 됐다.

이 책의 원제(A Swim in a Pond in the Rain)도 사뭇 흥미롭다. 1895년 서른다섯살이던 체호프는 예순일곱살의 톨스토이를 만난다. 손더스가 책에 인용한, 앙리 트루아야가 쓴 체호프 전기에 소개되길, 톨스토이는 자신을 찾아온 체호프와 강에서 첨벙이며 첫 대화를 나눈다. 체호프는 톨스토이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톨스토이는 체호프를 아꼈다. 체호프가 톨스토이와 강에서 만난 것처럼, 손더스는 러시아 작가들과 함께 물놀이하듯 즐겁게 만나는 공간으로 이 책을 규정한 게 아닐까 싶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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