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빡이면 어때>
□ 취학 전(4~7살)
<마빡이면 어때>=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엄마에게 머리 손질을 맡긴 데코에게 재앙이 닥친다. 바가지를 엎어놓은 듯 톡 튀어나온 이마가 더욱 두드러져 거의 마빡이 수준이다. 고양이처럼 등을 구부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보고, 오빠에게 부탁도 해보지만 오빠는 드넓은 이마에 눈과 눈썹만 하나씩 더 그려넣었을 뿐이다. 내일은 유치원 가는 날. 끙끙대느라 잠도 설친 데코에게 언니는 딸기 똑딱핀을 꽂아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술을 부린다. 유치원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 데코는 급기야 마빡이 스타일을 유행시킨다. 쓰치다 노부코 글·그림·김정화 옮김/청어람미디어·8000원
<개미 허리>=개미가 ‘개미 허리’를 갖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개미도 허리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두둑한 배를 두드리며 토끼 털을 한 가닥씩 붙잡고 한없이 늘어져 피를 빨아먹던 개미들을 쫓아낼 궁리를 하던 토끼에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토끼는 쫀쫀하고 구수한 밥 한덩이를 나무 위에 걸어놓고 개미들을 꼬드겨 한참 동안 걷게 만든 뒤 도망가버린다. 허리가 잘록해지다못해 등에 찰싹 달라붙을 때까지 쫄쫄 굶던 개미들은 마을로 내려가 먹이를 찾기 시작한다. 굶지 않기 위해 땅을 파고 마을에서 모은 먹이를 저장해두는 습관도 이렇게 생겼다는데. 개미들의 표정이 살아 있는 재치 있는 수채화에 녹인 재치 있는 이야기. 허은미 글·이종미 그림/국민서관·9000원
□ 초등 저학년
<한눈팔기 대장, 지우>=읽고 나면 연극을 꾸며볼 수도 있는 어린이 희곡. 학교 가는 길에 살짝 한눈을 팔다가 지우는 그만 빗자루 도깨비가 돼 버린다. 바뀐 몸을 되돌리기 위해 지우는 진짜 빗자루 도깨비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활력과 개성이 넘치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92년 전에 꿔 준 30전을 갚으라며 도깨비를 닦달하는 할아버지와 아이가 할아버지가 됐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도깨비의 실랑이, 꽃을 피우지 못해 고민에 빠진 달맞이 꽃 등이 등장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운율이 떨어지는 대화와 노래가 흥겹다. 백승연 지음·양경희 그림/바람의 아이들·7000원
<세상에 색을 입힌 엉뚱한 생각쟁이들>=뻔한 역사 속 위인들보다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와 디자이너 베네통, 화가 마르셀 뒤샹 이야기를 더 궁금해 하는 요즘 어린이들을 위한 교양서. 더 바디샵의 아니타 로딕, 라면을 발명한 안도 모모후쿠, 현대 무용의 개척자 이사도라 덩컨,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바이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을 처음으로 연 개리 허쉬버그 등 다소 광범위한 분야에서 건져올린 인물들을 ‘창조적인 사고’와 이를 가능하게 한 ‘노력과 끈기’라는 주제로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한다. 서인영 글·김명진 그림/대교베텔스만·9500원
□ 초등 고학년
<피클힐 마법학교 시리즈>=저마다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선생님들이 인체·공룡·우주·상어·기사·미라·열대우림·사막 등을 주제로 엉뚱하고 호기심 넘치는 학생들을 가르친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한복판으로 무작정 떠났던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처럼 마법학교 학생들도 어디든 날아가고 무엇이든 수업 교재로 활용한다. 뚜렷한 주제 하나를 큰 줄기로 세우고, 이에 파생되는 지식들을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꾸몄다. 8권의 시리즈로 구성됐다. 마이클 콕스 외 지음·켈리 월덱 그림·이충호 옮김/푸른숲·각권8000원
□ 학부모
<엄마가 가르치는 우리 아이 처음 국어>=책을 읽어주고, 일기와 독후감 쓰기를 도와주고, 받아쓰기 연습을 시켜주는 등 이미 ‘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들을 위한 책. 엄격한 이론서라기보다는 좀 더 체계적인 국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 성격을 띠고 있다. 국어교과서와 같이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로 나눠 각각의 특성에 맞게 구성했다. 낱말 카드 만들어 게임하기, 이야기의 순서에 따라 중요한 장면 그림으로 그려보기, 잘못된 발음 습관 고쳐주기 등 부모들이 쉽게 직접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은미 지음/젠북·1만20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 청소년
<304일간의 세계일주>=가족 사물놀이패를 꾸려 세계여행을 떠나 유명해진 ‘공새미 가족’의 아이들이 직접 쓴 세계여행기.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민정과 중학교 3학년인 민수가 3년 전 세계 각지의 길에서 만난 또래 아이들과 나눈 대화, 사물놀이패 공연 때의 현지 반응, 처음 보는 각종 식물과 동물에 대한 인상 등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길에서 영어로, 또 간단한 현지어로 나눴던 짤막한 대화도 꼼꼼히 그대로 옮겼다. 김민정·김민수 지음/혜지원·1만원
<로베르토>=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온몸으로 겪은 이탈리아 소년 로베르토의 이야기. 곤돌라 사공의 아들로 태어난 평범한 소년이었던 로베르토는 친구들과 미국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독일군에게 영문도 모른 채 뮌헨에 있는 수용소로 끌려간다. 악몽 같은 강제 노동 수용소 생활, 폐허로 변한 우크라이나 마을의 모습, 포로수용소에 갇힌 유대인 등 소년이 겪는 험난한 여정이 실화와 방대한 자료조사로 되살아나 전쟁을 증언한다. 도나 조 나폴리 지음·김민석 옮김/풀빛·9000원
<루비 홀러>=가난한 고아로 태어난 쌍둥이 남매는 ‘말썽꾸러기 쌍둥이’라고 불리며 여러 차례 입양됐다가 고아원으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어른에 대한 믿음을 잃는다. 이번에는 루비 홀러에 사는 별난 노부부 틸러와 세어리와 함께 살게되지만 이들은 좀처럼 마음을 열 수가 없다. 사람들이 모두 저마다 부족한 점을 지닌 불완전한 존재라는 걸 깨닫고 나서야 쌍둥이와 노부부는 서로를 보듬으며 천천히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간다. 성숙한 ‘관계 맺기’에 대한 성장소설. 샤론 크리치 지음·이순미 옮김/보물창고·9800원
<개미 허리>
<한눈팔기 대장, 지우>
<세상에 색을 입힌 엉뚱한 생각쟁이들>
<피클힐 마법학교 시리즈>
□ 학부모
<우리 아이 처음 국어>
<304일간의 세계일주>
<로베르토>
<루비 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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