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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월호 희생교사 유가족 이야기 담은 첫 책

등록 2016-04-21 20:35수정 2016-04-22 18:27

4월이구나, 수영아
최숙란 엮음/서해문집 펴냄·1만2000원

교사를 꿈꾸던 소녀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어울리는 천사’로 불렸던 소녀는 꿈을 이룬 날,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안타깝게도 소녀의 꿈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와 함께 사라졌다. 꿈을 이룬 지 2년 만에 떠난 첫 수학여행에서 단원고 전수영 교사는 목숨을 잃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조차 지키려 했던 사랑하는 제자 250명과 함께 영원한 수학여행을 떠난 것이다. 평소 수영 실력이 뛰어난데다 탈출이 비교적 쉬웠던 5층에 있었지만, 그는 제자들을 구하러 4층으로, 3층으로 내려갔다. 그날 오전 9시11분,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아이들 구명조끼 입혔어. 미안해”였다. 34일 만에 어머니 품으로 돌아온 그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였다.

<4월이구나, 수영아>는 전 교사의 어머니가 지난 2년간 눈물로 쓴 딸의 이야기다.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세월호 희생교사 유가족의 복잡한 심정을 담은 최초의 책이다. 자식의 의연한 죽음 앞에 눈물을 감춰야 했던, 자식을 잃은 학부모들에게 끝없는 부채감에 시달려야 했던 심정이 절절하게 녹아 있다. 딸을 잃고도 유가족이라고 선뜻 나서지 못한 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자원봉사 청소 활동을 하며 딸의 주검을 기다려야 했던 어머니의 슬픔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2년 전 그날 이후, 지옥 같은 세상에서 어머니가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딸의 흔적을 찾고, 딸에게 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다행히 지은이는 수영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썼던 육아일기, 일곱살 수영이가 엄마에게 보낸 편지, 딸의 방에서 찾아낸 머리카락, 그리고 분필과 도장, 교사수첩 등을 보면서 슬픔과 분노 대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냈다.

엄마는 딸에게 편지를 쓸 때마다 다짐한다. “딸을 위해서라도 그날의 그 아침을, 아이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다’던 딸의 꿈을 온전하게 이뤄주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이 바라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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