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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 칠 결심…박해일의 ‘선비 이순신’ 왜구는 바다에 버려요

등록 2022-07-31 08:00수정 2022-08-01 11:49

[인터뷰] 배우 박해일
‘한산: 용의 출현’에서 선비 같은 이순신 역
“대사 적어 응집된 눈빛과 호흡, 자세로 연기”
‘헤어질 결심’ ‘한산’ 연기 호평 등 최전성기
정작 본인은 “전성기라는 느낌 덜해” 무덤덤
<한산: 용의 출현>에서 주연을 맡아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에서 주연을 맡아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해전을 다룬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지난 27일 개봉 첫날 38만여 관객을 모으며 흥행 시동을 걸었다. 한국 영화 흥행 기록(1760여만명)을 세운 전작 <명량>의 기세를 등에 업은 모양새다. 작품성 면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한산>을 만든 두 주역 김한민 감독과 주연배우 박해일을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남자 모두에게서 이순신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명량>을 본 사람이라면 <한산>에서 박해일이 새롭게 이순신을 맡았다는 소식에 물음표를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전작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과 박해일의 이미지는 정반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건 박해일 스스로도 마찬가지였다.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역을 제안했을 때 박해일은 ‘왜 나에게?’라고 의아해했다.

“제가 아는 이순신 이미지는 광화문에 칼 차고 우뚝 선, 그래서 밑에서 우러러봐야 하는 존재였어요. <명량>의 최민식 선배님도 떠올랐고요. 저라는 배우의 기질과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에서 이순신과의 접점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어요.” 

&lt;한산: 용의 출현&gt;에서 이순신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순신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말수 적고 감정 덜 드러내던 이순신을 연기하며

하지만 김 감독의 설명을 들으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고 한다. “듣고 보니 감독님도 그런 제 기질을 다 알고서 제안하신 거였어요. 2006년 감독님 데뷔작 <극락도 살인사건>을 같이 할 때부터 오랜 기간 서로 잘 알고 있는 지점이 있다 보니 저의 그런 면을 활용하려 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죠.”

출연을 결심한 그는 이순신에 대한 책, 자료 등을 찾아 봤다. 그 가운데 “수양을 많이 쌓은 선비 같은 기질”이라는 대목이 쏙 들어왔단다. “그분은 말수가 적고 희로애락 감정을 덜 드러내는 방식으로 사셨다고 하더군요. 그런 특징을 캐릭터 구축에 활용하고자 했어요. 또 제가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활을 다뤘잖아요. 그것도 가져와서 붓과 활이 잘 어울리는, 선비와 무인의 모습을 균형감 있게 표현하려 했죠.”

&lt;한산: 용의 출현&gt;에서 이순신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순신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에서 그의 대사는 극히 제한적이다. 움직임 또한 마찬가지다. 대본부터 모든 것이 신중함과 침착함을 가리켰다고 그는 전했다. “배우가 대사로 감정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인 방법인데, 여기선 대사가 별로 없으니 응집된 눈빛과 호흡,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 하나로도 충분히 대사를 대체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들이 많았죠.”

영화 초반 사천해전에서 총 맞고 부상당한 이순신이 처소에 혼자 있을 때처럼 외롭고 고독한 캐릭터를 잡는 데 중점을 뒀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나중에 학익진 전법을 결정하는 계기가 된, 전장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악몽을 꾸는 장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온 힘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이것만 잘 풀리면 영화 전체가 잘 풀릴 거라고 봤어요. 그 장면 연기에 스스로 만족합니다.”

후반부 한산해전 장면은 평창겨울올림픽 경기를 했던 강릉실내빙상장에 대형 세트장을 차려 촬영한 뒤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했다. 박해일은 세트장 판옥선에 올라 시지(CG) 작업용 그린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해야 했다. “연극 하던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최소한의 무대장치로 관객들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의 원초적 느낌이었달까요. 그래도 콘티를 애니메이션처럼 만드는 등 사전 시각화 작업을 한 덕에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왜군은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대사놀이에 보인 반응

&lt;한산: 용의 출현&gt;에서 주연을 맡아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에서 주연을 맡아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박해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공교롭게도 지금 극장가에는 박해일 주연의 <헤어질 결심>과 <한산>이 함께 걸려 있다. 영화 팬들 사이에선 <헤어질 결심> 명대사를 <한산>과 연결하는 놀이가 유행이다. 예컨대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왜가 그렇게 나쁩니까?” “저 왜군의 심장을 내게 가져다줘요” “왜군은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그 왜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곳에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하는 식이다. 박해일은 “나도 봤다”며 “두 영화 개봉 시기가 붙어서 그런 거 같은데, 흥미롭더라”고 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박해일은 두 영화로 동시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물이 잔뜩 오른 최전성기에 이른 느낌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답했다. “글쎄요. 저는 그런 느낌 덜해요. 시간이 좀 지나면 달라질까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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