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 연합뉴스
2022년 방송가 화제의 인물이라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엔에이·ENA)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박은빈과 <전국노래자랑>(한국방송1·KBS1) 새 진행자가 된 김신영이다. 두 사람이 지난 3일 같은 날 ‘큰일’을 벌였다. 박은빈은 첫 팬미팅을 열었고, 김신영은 첫 녹화를 진행했다. 박은빈의 팬미팅은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표가 매진됐고,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진행은 <케이비에스> 뉴스 속보로 나올 정도로 화제였다. 두 사람의 그 날을 담았다.
지난 3일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 대구 달서구청 페이스북
김신영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 뒤 에스엔에스 들썩
#전국노래자랑
5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게시물이 100개 가까이 뜬다. 지난 3일 녹화분 영상이다.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던가? <전국노래자랑> 주시청층과 다른 젊은 사용자가 많은 에스엔에스라는 점이 눈에 띈다.
<전국노래자랑>이 에스엔에스를 달군 이유는 송해 선생에 이어 새롭게 진행을 맡은 김신영 때문이다. 지난 3일 대구 달서구에서 있었던 첫 녹화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반응은 “참신하다” “노련미가 아쉽다” 등으로 갈린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김신영은 송해 선생의 색깔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의 느낌을 더했다. 김신영은 녹화에 참여한 관객들한테 이렇게 외친다. “‘신영아, 잘해라. 대구의 이름 한번 알려라’ 하는 마음으로. 노래자랑 한번 시원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가 “전국~” 하면 관객들은 “노래자랑~” 하고 화답한다. 김신영은 송해 선생처럼 어린이 참가자한테 용돈도 주고, 어른 참가자와는 사투리로 천연덕스럽게 대화도 한다. 출연자와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김신영의 코미디 프로그램 꼭지인 ‘행님아’나, 유행어인 “히트다 히트”를 따라 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지난 3일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 대구 달서구청 페이스북
영상에 달린 댓글은 대체로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었다는 칭찬이 많다. “김신영 한 10년 한 거 같은 바이브!” “어쩜 이렇게 찰떡이지?” “조깅하다가 이 영상보고 운동 멈추고 길에서 고개 흔들거리면서 방청객 된 나를 발견함.” <전국노래자랑>의 참신한 재미를 기대하기도 한다. “김신영 때문에 <전국노래자랑> 볼 거 같아요.” “김신영 보려고 난생처음 <전국노래자랑> 현장에 가보는 건가.” <전국노래자랑>은 송해 선생이 30년 넘게 진행하면서 ‘송해의 프로그램’으로 인식됐다. 그런 부담감에도 내색하지 않는 김신영의 모습에 감동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한겨레>에 “<전국노래자랑> 후임은 한동안 송해 선생과 비교되어, 누가 해도 처음에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그런데도 김신영이 후임 진행자가 되어 송해 선생의 것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색을 담으려는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김신영은 이날 녹화에서 “7살 때 아버지와 <전국노래자랑>에 나왔었는데 이제는 진행을 맡아 금의환향한 기분이 든다. 송해 선생님의 뜻을 본받아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편은 오는 10월 중 방송된다. 다음 녹화는 9월 17일 하남에서 진행한다.
지난 3일 서울 성신여대에서 열린 팬미팅에서 박은빈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나무엑터스 제공
김신영이 대구에서 신나게 웃는 동안, 박은빈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들의 ‘우영우’ 박은빈은 이날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데뷔 이후 첫 팬미팅 ‘은빈노트: 빈칸’을 열었다. 1차 티켓에 이어 2차 추가 티켓까지 전석이 매진되는 등 그의 팬미팅은 오래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팬미팅은 온라인에서도 생중계됐다.
박은빈은 27년 전에 데뷔했다. 아역부터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변호사 역할로 톱배우로 우뚝 섰다.
오랜 연기 경력만큼 이날 팬미팅은 연기 인생을 총정리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등장한 영상과, 팬들과 함께 명장면과 명대사를 꼽으며 작품을 추억했다. 박은빈이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팬들한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는 등 팬들과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은빈은 팬미팅에서 “오랜 시간 고대해왔던 순간이라 긴장보다는 새로운 설렘이 가득했다. 여러분과 함께 보낸 이 시간이 찰나였을지라도 행복한 기억으로 오래오래 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마음을 담아 ‘나 그댈 위해 시 한편을 쓰겠어’, ‘나의 마음을 담아’, ‘제주도의 푸른밤’ 등을 불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