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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미술계도 검열 파문

등록 2015-12-16 19:43수정 2015-12-17 17:30

미 대사 피습 소재 홍성담 작품 철수
서울시립미술관 사전검열 논란
국립미술관장엔 ‘정치검열’ 의혹 인물
2015년 정부 산하 문화기관 ‘검열’ 파문 일지
2015년 정부 산하 문화기관 ‘검열’ 파문 일지
미술계와 영화계도 현 정부 들어 정부 비판적 작품에 대한 각종 검열 파문에 휩싸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 전시가 무산된 홍성담(60) 작가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 작가는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대작 <세월오월>을 냈으나, 외압 논란 끝에 전시를 철회해야 했다. 동료 작가들이 작품을 철회하는 등 파문이 일자, 전시 유보를 결정한 이용우 비엔날레재단 대표는 사퇴했다. 그러나 작품은 끝내 다시 걸리지 못했다.

<세월오월>을 비롯한 홍 작가의 작품들은 올해 들어서도 뚜렷한 이유 없이 작품 운송을 거부당해 독일 전시가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 4월 독일 베를린 신사회미술협회(NGBK) 전시관에서 개막하는 ‘금지된 그림’전에 전시할 작품 10여점을 범양해운을 통해 독일로 보내려 했으나, 이 회사가 운송 거부를 주최 쪽에 갑자기 통보했기 때문이다. 당시 범양해운 쪽 담당자는 운송 거부를 통보한 이메일에서 “회사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취급하지 말라는 담당 중역의 통보를 받았다. …회사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윗선의 판단으로… 매스컴에서 많이 회자된 사진(그림)이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적었다. 내부 판단을 앞세웠으나 사실상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홍 작가에 대한 검열 논란은 서울시립미술관도 비켜가지 않았다. 그는 9월 서울시립미술관의 예술품 장터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에 대한 생각을 담은 그림을 기획자 요청으로 출품했으나 테러를 선동한다는 보수언론의 비난 보도가 나오자 미술관 쪽은 작가와 상의 없이 작품을 내려버렸다.

이런 사례를 두고는 중앙정부 아닌 지방정부조차 검열에 둔감해진 황량한 예술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 또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파헤친 <다이빙벨>을 상영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난 11일 검찰에 고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전시 검열 의혹으로 미술관장을 사퇴한 전력이 있는 스페인 출신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를 임명한 것도 미술계 검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마리 리바스는 올해 3월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기획전 ‘짐승과 주권’에서 스페인 국왕을 풍자한 설치작품의 전시를 일방적으로 취소시켜 사전 검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의 검열 행적을 비판하는 국내외 미술계의 움직임이 잇따랐으나, 문체부는 결국 인선을 강행했다. 그는 14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어떤 검열에도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문체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게 전시를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해 미술인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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