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6회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어워즈’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환호하는 영화 <기생충> 감독과 배우들. 왼쪽부터 송강호, 박소담, 봉준호 감독, 이정은, 최우식, 이선균. 사진 연합뉴스
한국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수상 기록을 2개 추가했다.
<기생충>은 1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진행한 ‘미국영화배우조합(SAG·스크린 액터스 길드) 어워즈’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이자 실질적인 작품상에 해당하는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 인 모션픽처' 부문을 수상했다. 이 부문에서 미국이 아닌 외국 영화가 수상한 것은 최초다. 21년 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부문은 영화에 출연한 주연·조연 배우 전체가 수상자들이다. 이날 주인공 ‘기택’ 송강호를 비롯, ‘연교’ 조여정, ‘기정’ 박소담, ‘문광’ 이정은, ‘동익’ 이선균 등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공동 수상했다.
대표로 수상 소감을 전한 송강호는 “오늘 존경하는 대배우들 앞에서 큰상을 받아서 영광스럽고 이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생충>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하고 공생에 관해 고민하는 영화다. 오늘 앙상블, 최고의 상을 받고 보니까 우리가 영화를 잘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17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영화편집자협회(ACE) 시상식에서도 <기생충>은 양진모 편집감독이 장편 영화 드라마 부문 편집상을 받았다.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 수상이다. 미국 영화편집자협회는 1950년에 설립된 영화 편집자들의 단체로, 회원이 되려면 투표를 거쳐야 한다. 영화편집자협회 자체 시상식은 1962년부터 시작됐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미국영화배우조합의 수상작은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비슷한 취향을 보이는 ‘싱크로율(일치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새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기생충>은 편집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기생충>은 편집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편집상을 놓고 다투는 다른 후보작은 <포드 V 페라리> <조커>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등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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