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영화관의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국 영화산업 매출이 지난해보다 최대 70% 급감하고, 2만명 넘는 종사자들이 고용불안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2일 ‘코로나19 충격: 한국 영화산업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의 피해 실태와 전망을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 현장 피해 규모 실태 설문 조사에 응한 82개 작품의 피해액(1∼4월 기준)은 213억8993만원으로 집계됐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원이며, 최대 피해액은 33억3천만원에 달했다. 82편 중 절반 가량인 42편은 제작 단계에서 연기·중단되거나 취소됐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제작 현장에서 모두 413명의 고용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227명은 고용이 연기됐고, 186명은 고용이 아예 취소됐다.
영진위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에 적어도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2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올해 극장 매출을 추산했다.
먼저 관객수가 5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연말에 지난해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올해 극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1866억원(62%) 줄어든 7273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전염병이 확산하거나 미국 등 국외 경기침체로 국내 경기가 회복력을 잃어 연말까지 관객수가 지난해 대비 50% 수준에 그친다면, 올해 극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3972억원(73%) 급감한 5167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된다면 투자·제작 부문에서도 지난해 대비 최소 3975억원에서 최대 4680억원까지 수익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극장 매출에서 보통 극장이 43.5%, 투자·제작사가 33.5%를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를 적용해 추산한 수치다.
극장 매출 감소는 고용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극장 매출 감소액에 한국은행의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를 적용한 결과, 전체 영화산업 종사자 약 3만878명 가운데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는 18.2명으로, 극장 매출이 10억원 늘면 취업자 수가 18.2명 늘어남을 의미하는데, 이를 거꾸로 감소액에 적용한 것이다.
영진위는 “보통 영화는 제작부터 개봉까지 2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더라도 상당 기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1~2년 이후에도 제작·배급·상영 각 부문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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