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제75차 유엔(UN)총회 부대 행사로 열린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 연사로 등장한 방탄소년단(BTS).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만에 유엔총회 연사로 등장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인들에 “함께 살아내자”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23일(현지시각) 제75차 유엔(UN)총회 부대 행사로 열린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 연사로 등장했다. 이 회의는 코로나19 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고 미래 세대를 보호할 방안을 논의하고자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댄 자리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뤄진 이 날 연설에서 이들은 “삶은 계속된다. 함께 살아내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멤버 아르엠(RM)은 2년 전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의 앞에 놓인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며 가슴이 뛰었는데, 그 상상 속에는 코로나19는 없었다. 모든 월드투어가 취소됐고, 나는 혼자가 됐다. 밤하늘의 별조차 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지민은 “(코로나19로) 절망했고, 모든 게 무너진 것만 같았는데, 동료들이 손을 잡아줬다”고 말했다. 슈가는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데뷔 뒤 처음 일상이 찾아왔다”며 “좁은 방 안이었지만 우리 세계는 넓게 펼쳐져 있었다. 악기와 스마트폰, 팬들이 그 세상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불확실한 삶을 통과하는 청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제이홉은 “우리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정해진 답도 없다”며 “나 또한 뚜렷한 방식이 없는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진도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일수록 항상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국은 “불확실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사실 변한 건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많은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우린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유일하게 영어를 쓴 아르엠(RM)은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고 마주해야 하는 때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노력하자.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상 메시지는 멤버들이 모두 영어로 “삶은 계속된다”(Life goes on) “함께 살아내자”(Let‘s live on)고 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앞서 이들은 2018년 9월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연설했다. 당시 멤버들은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의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출범 행사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나만의 목소리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