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2521 엔딩, 어땠어?] 백이진-나희도 왜 헤어진 거야? 엔딩 물고뜯기

등록 2022-04-06 17:08수정 2022-04-06 21:31

<스물다섯 스물하나> 16회 결말 의견분분
“왜 특파원 신청? 둘 이별 이해 안돼” 반응

볼까말까 고민은 이제 그만! 매주 수요일 11시 <수요 드라마톡 볼까말까> ‘평가단’이 최근 시작한 기대작을 파헤칩니다. 주말에 몰아볼 작품 수요일쯤에 결정해야겠죠?

드라마가 끝나고 이렇게까지 찝찝했던 적이 있었던가. 지난 3일 <스물다섯 스물하나>(티브이엔) 마지막 장면과 동시에 온라인 채팅방에는 수많은 질문이 빠르게 올라갔다. “그래서 남편은 누구냐!” 16회 내내 장면마다 “왜?”를 담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신나게 달려왔던 앞선 내용으로는 짐작할 수 없던 결말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14회부터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심지어 앵커가 된 백이진이 금메달을 딴 나희도와 영상 인터뷰를 하면서 눈썹을 치켜든 걸 두고 이런 추측도 나돌았다. “이진이 희도한테 ‘결혼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한 건 남편이 아내한테 장난친 거야!”

아이엠에프 시대, 꿈은 빼앗겼지만 사랑과 우정이 넘쳤던 청춘들은 2022년을 사는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지만, 16회에서 그 행복은 한 번에 빼앗겼다. 드라마는 가상의 세계, 작가의 권한이다.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뜨겁게 사랑했기에, 결말을 두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그래서 ‘평가단’이 <수요드라마톡 볼까말까> 처음으로 엔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마지막 회 하나로 백이진도 드라마도 작가도 이미지가 달라져 버렸으니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와 남지은 방송연예담당 기자, 그리고 이번에는 괜히 백이진에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왜?) 유선희 경제부 기자가 함께했다.

백이진은 나쁜남자? 캐릭터 왜그래!

유선희 = 내가 백이진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완전 뒤통수 맞은 느낌이야. 911 취재까지야 그럴 수 있다 쳐. 회사에서 가라면 가는 거니까. 근데 어떻게 곧바로 뉴욕 특파원을 신청할 수가 있어. 나희도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의 백이진이라면 상의를 먼저 했을 거야. “될 줄 몰랐다”라고? 그리고 어떻게 희도가 그 사실을 엄마한테서 먼저 듣게 해? 이건 그동안 나오던 백이진의 모습이 아니야! 마지막 회에서 백이진 캐릭터가 완전히 붕괴해 버렸어. 이게 말이 돼? 

남지은 = 백이진 캐릭터 붕괴. 이게 이 드라마가 무너진 결정적인 문제 같아. 14회까지 시청자들이 빠져들게 만든 백이진의 모습이 있는데, 그걸 완벽하게 깨버렸어. 백이진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철없던 희도를 옆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고, 자신도 희도한테서 힘을 받았어. 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 사이가 너무 좋았어. 둘이 있을 때는 무조건 행복해지는 사이. 그런데 마지막에 와서 백이진은 이기적인 남자가 돼버렸어. 자기가 힘들 땐 “넌 나를 일어서게 한다”는 등 온갖 말로 희도를 헷갈리게 하더니, 떠나고 싶으니 가버리잖아. 자기가 기대고 싶을 땐 기대고, 떠나고 싶을 땐 떠나고. 

유선희 = 맞아. 전형적인 나쁜 남자야. 희도를 외롭게 해놓고는 희도가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처럼 됐어. 아 화나. 그리고 다이어리 읽었으면 다시 만나야지. 희도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는지, 속상했는지 알았으면 달려가서 다시 만나자고 해야지 왜 헤어지는데! 

나희도가 결혼을? 남편은 누군데!

정덕현 = 전 좀 점잖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음음. 작가가 시작부터 나희도와 백이진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 걸 염두에 두고 대본을 쓴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드라마 중반까지 달달하고 아름답게 판타지를 자극했던 둘의 사랑이 후반부에 이르러 엇나가기 시작하는 과정을 충분히 납득시켰는가 하는 점입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남지은, 유선희 = 맞아요. 납득이 안돼요!

정덕현 = 작가가 백이진의 일(기자)이 나희도와의 연애 관계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걸 너무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취재원과 기자가 사랑에 골인하는 사례는 실제로 많습니다. 게다가 일에 있어서 승승장구하면서 두 사람이 만날 시간이 점점 없어지는 상황이 강조되고, 그것으로는 어딘가 부족할 것 같아 911 테러를 소재로 끌고 와 백이진을 그곳에 보냄으로써 나희도와 소원해지게 되는 것을 두 사람이 헤어지는 이유로 제시한 점도 설득력이 낮습니다.

남지은 = 이별 상황이 특히 억지스러워. 연락이 안 되던 4년도 서로 믿고 각자 잘 지냈는데. 러시아에 간 고유림과 문지웅도 결혼하는데. 차라리 나희도가 결혼하지 않은 걸로 설정했다면 반응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봐. 결혼 여부가 중요한 건 아닌데, 작가가 나서서 시작부터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어놓고는 너무 싱겁게 아니라는 걸 보여줬잖아. 그럴 거면 대체 그런 상황은 왜 만든 거야? 뭔가 시청률에 이용된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과한가?

유선희 = 과하지 않아. 작가가 시청자와 밀당한 느낌이야? 결말에 전혀 중요한 부분도 아니었잖아. 나희도 남편이 누군가로 낚은 느낌이야. 아름다웠던 청춘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같아. 

남지은 = 물론 엄청 고민했겠지만, 개인적으로 911 사태를 두 사람이 헤어지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았다고 느꼈던 장면이 있어. 나희도가 뉴스를 보며 테러 장면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것보다 백이진을 보며 좋아하는 부분이 더 강조됐다는 것.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두 사람의 애틋함을 표현하려는 거겠지만 좀 그랬어. 백이진도 희도한테 잘 보이려고 옷을 신경 쓴다고 하고. 911 사태는 사랑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라고 봐.

정덕현 = 만일 이별이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중요한 것이라면 훨씬 더 세밀하고 설득력이 있는 이별의 근거를 제시해줘야 했습니다. 또한 사전에 그 복선도 깔아둬야 했고. 갑작스러운 이별은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선희 = 아 진짜 생각할 수록 너무해. 둘이 헤어져놓고 근데 아틀리에 이름은 또 2521이고. 내가 나희도 남편이었으면 이혼각이야! 그리고 앵커석에서 나희도와 영상으로 인터뷰하면서 둘이 왜 그렇게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가 나희도 남편이었으면 이혼각이라고! 나희도 남편이 제일 불쌍해.

남지은 = 워워.

엔딩은 시청자와 소통에 실패야!

정덕현 = 작품을 통해 작가와 시청자가 소통되려면 설득과정이 충분해야 합니다. 작품 하나가 끝나고 나서 이토록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면 결국 소통에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생겼는지 숙고하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또다시 문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유선희 = 애초에 이별을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백이진의 고민부터 소통에 실패한 거지. 고유림이 러시아에 귀화하는 걸 단독 보도하고 백이진은 괴로워하잖아. 또 그 일을 나희도와의 사이에서도 겪게 될까 봐 고민하고. 근데 그 자체가 너무 과장되어서 시청자의 마음에 가닿지 않았던 거야. 절친이어서, 사람 자체를 믿어서 보도 안 하는 기자도 많잖아. 일어나지도 않은 일 갖고 왜 괴로워 해. 그리고 백이진이라면 일 보단 나희도여야 되는 거 아냐? 아 캐릭터 붕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기자라는 직업은 절대 결혼하면 안 되는 직업군이더군. 보는 기자 기분 나뻐. 

남지은 = 세상엔 단독보다 더 중요한 우정이라는 것도 있는데. 물론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면 얘기는 다르지만. 아무튼 마지막 회가 개연성이 없어서 실컷 잘 달려와 놓고는 다 와서 넘어져 버렸어. 청춘 시절의 비중을 좀 줄이고, 백이진과 나희도의 사랑과 이별을 좀 더 보여줬다면, 시청자들이 둘의 마음 변화를 이해할 시간을 줬다면 어땠을까, 아쉽기도 해.

유선희 = 백이진이 911 취재하러 가서 죽는다는 소문이 많았잖아. 남주혁이 영상으로 자신을 왜 자꾸 죽이려고 하느냐 하소연도 했고. 이런 생각이 든다. 차라리 백이진은 죽는 게 나았겠다고.

정덕현 = 그래도 이런 몰입감이 생겼고 그래서 논란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그 밑바탕에는 작품이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는 걸 말해줍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시대와 싸우는 청춘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었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이어서 더더욱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는 걸 알아야 할 것입니다.

유선희 = 제발 알기를요. 엔딩 하나만으로 앞의 이야기가 다 무너질 수 있다는 거. 드라마는 개연성이라는 것. 아 우리 무너진 백이진 어떡해. 

<정덕현의 한마디>

인생드라마가 될 수 있었지만 시청자와의 소통에 실패해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은 드라마.

<남지은의 한마디>

백이진을 16회 한편으로 이기적인 남자로 만든 드라마. 시청자가 좋아한다고 방심하지 말자.

<유선희의 한마디>

마지막 한편이 열다섯편의 설렘을 지워버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뉴진스 “29일 자정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광고·스케줄은 그대로” 1.

뉴진스 “29일 자정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광고·스케줄은 그대로”

뉴진스, 긴급 기자회견 열어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 2.

뉴진스, 긴급 기자회견 열어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3.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뉴진스 오늘 저녁 긴급 기자회견…어도어 떠나나? 4.

뉴진스 오늘 저녁 긴급 기자회견…어도어 떠나나?

‘정우성 득남’ 소식이 쏘아올린 작은 공 5.

‘정우성 득남’ 소식이 쏘아올린 작은 공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