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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21세기 리더로 부활한 ‘인간’ 세종

등록 2008-01-13 20:27

정통 정치사극 표방한 ‘대왕세종’
정통 정치사극 표방한 ‘대왕세종’
정통 정치사극 표방한 ‘대왕세종’
2008년 기대작으로 꼽히는 한국방송 1텔레비전 정통사극 <대왕세종>(극본 윤선주 연출 김성근 김원석·토, 일 밤 9시40분)이 5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다. <대왕세종>은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김상경)이 역경을 거쳐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한글 창제 등 업적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1, 2회 시청률이 20%를 거뜬히 넘으며 5부를 향해 순항 중이다. 초반에 등장하는 살인사건 등이 소설 <뿌리깊은 나무>와 비슷해 표절 시비를 겪었지만, “추리극 형식 등 이야기 전개가 신선하다 ”, “빠른 전개와 구성이 박진감 넘친다”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의 윤선주 작가가 보여주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스토리 전개와 현대적 말투, 인간적인 등장인물들의 성격 등이 요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궁중암투 아닌 신념 대결에 초점
‘고뇌하며 성장하는 설득의 귀재’로
현대적 인물 해석·대사 등 돋보여

■ 현대적 감각 입은 정통사극=<대왕세종>은 기존 사극에 변화를 추구한다. 정통사극에서 주로 담아온 모략과 투기로 얼룩진 궁중암투가 아닌 각기 다른 신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이들 사이의 대립과 반목을 다룬 정치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게 제작진의 기획의도다. 드라마는 조선 왕실에 대항하는 고려의 마지막 왕족들, 왕세자 양녕대군을 추종하는 외척들, 조선건국 세력들 등의 갈등 구조를 만들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과거의 실존인물이 등장하지만 현대의 인물과 사회를 대입해봐도 무리가 없다.

근엄한 왕의 모습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김원석 피디는 “박제화된 영웅이 아니라 온갖 역경을 딛고 고뇌를 하며 성군이 되어가는 세종대왕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을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영웅의 모습으로 재조명하겠다는 얘기다. 제작진은 앞으로 21세기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십을 포용과 설득의 귀재인 세종대왕을 통해 보여주겠다고 한다. 충녕이 왕위에 오르는 30회 이후부터 한글 창제를 반대한 최만리의 마음을 돌리고 왕세자 책봉을 반대한 황희를 곁에 두는 등 세종대왕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이 펼쳐질 예정이다.

형식면에서도 현대적이다. ‘하옵니다’등 사극 특유의 고어투를 버리고 현대적 화법을 구사한다. “말머린 잘라치우구” “누구야! 죽은 자가?” 등 태종의 짧고 간결한 대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통사극에서 주로 등장하는 인물 클로즈업 샷 등 단조로운 촬영기법에서 벗어나 카메라맨이 와이어를 매고 위에서 찍은 역동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 역사적 고증 과제=<대왕세종>은 정통사극으로서의 역사 고증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첫 방송이 나간 뒤 극 초반 왕자 신분의 충녕대군이 정치적 뜻을 품어 부조리 고발을 위해 신문고를 치고, 고려의 왕족 옥환(김명곤)이 비밀결사조직을 꾸리는 등 설정이 작위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정미씨는 “13살밖에 안 된 충녕이 백성의 사정을 알아보려고 가출을 하는 장면은 납득하기 어려웠다”라고 했다.


부경대 사학과 신명호 교수도 “충녕대군이 어린 시절부터 정치를 하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는 건 나중에 성군으로 그리기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며 “그런 꿈을 품는다는 자체가 그 당시에는 왕세자인 형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허구적 인물 옥환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을 가미한 것이라고 한다. 김원석 피디는 “작가가 만든 인물이지만 문헌에 따르면 고려 왕족의 후예들이 성을 바꿔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듯 충분히 현실 가능한 설정이다”라고 말했다.

5회부터 성인 충녕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 <대왕세종>이 80회를 끌어가는 동안 역사적 사실과 극적 재미 사이에서 세종대왕의 성장과 업적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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