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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점’ 찍는 관광보다 ‘면’처럼 머무는 제주 원하시죠?

등록 2017-12-20 12:59수정 2017-12-20 14:47

[제주&]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인터뷰
내국인들 인기 신혼여행지에서
세계적 관광지로 거듭난 제주
“특정장소 집어 도는 ‘점’에서
패키지 이동하는 ‘선’ 관광 거쳐
이젠 마을에 쭉 머무는 관광으로”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제주도 애월읍에서 태어난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1976년 공직에 입문해 제주도 투자유치과장, 국제자유도시과장, 경제산업통상국장, 특별자치행정국장을 거치는 등 제주도에서 41년간 공직 생활을 한 제주 행정의 산증인이다. 누구보다 제주를 잘 안다고 자부하는 그가 지난 10월 제주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8일 제주관광공사 사장실에서 박 사장을 만났다. 그는 “점·선에서 면으로 진화하는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취임 두 달째다. 그동안 파악한 제주 관광의 현황은?

“10년 전인 2007년 제주 관광객은 내국인 540만, 외국인 54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6년에는 내국인 1200만, 외국인 360만명으로 내국인은 2배 이상, 외국인은 6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 제주는 한국 관광 1번지를 넘어 세계 유수의 관광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제주에서 공직자로 살면서 지켜본 제주 관광의 변화는?

“1960~70년대 제주는 최고의 신혼 여행지로 주목받았다. 1980~90년대에는 학생 단체 관광, 가족 관광이 뒤를 이었다. 그러다 2002년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고, ‘노(No) 비자’ 제도가 생기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왔다. 2009년에 생긴 올레길은 잠시 시들했던 국내인들의 제주 관광에 다시 불을 붙였다. 올레길은 관광지 중심이었던 ‘점’(點)의 관광을 ‘면’(面)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때마침 늘어난 저비용 항공사도 제주 관광 부흥에 큰 역할을 했다.”

-취임하면서 “제주 관광의 질을 바꾸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제주 관광은 양적 위주의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관광성장지표가 관광객 수에 집중되면서 환경문제 등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취임하면서 질적 성장을 완성하겠다고 한 것은 제주 관광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5개 지표별 목표를 설정해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첫째, 시장 다변화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2016년 85%이던 것을 2020년까지 60% 이하가 되도록 조정하겠다. 둘째, 여행 형태로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 비중을 2016년 40.8%에서 2020년 50% 이상으로 늘리겠다. 현재 4일 정도에 그치는 관광객 평균 체류 일수를 내국인 5일, 외국인 6일 이상으로 늘리고 1인 소비지출과 만족도를 높이겠다.

-이를 위한 방안은?

“직항 노선을 확충하고, 무료 와이파이 확대·모바일 정보 제공 등으로 개별 관광객들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게 하겠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소비와 장기 체류하도록 하겠다. 공사는 지난해 ‘비짓제주’ 플랫폼을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 관광에 대한 모든 콘텐츠를 수록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이 플랫폼을 국내외 플랫폼과 연결해 나가고 있다. 최근 편리하게 개편된 대중교통 체계도 개별 관광객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점이 아닌 면의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과거 90년대까지는 단체 패키지 관광이 주를 이뤘다. 패키지 관광은 특성상 정해진 장소에서 숙박과 식사, 관광지를 방문하는 점을 찍는 관광이다. 그 뒤 렌터카를 타고 주요 관광지를 이동하는 ‘선’(線)의 시대가 됐다. 면의 관광은 도보로 올레길을 걷거나 마을 곳곳을 돌아보는 등 머무르는 관광이다. 면의 관광이 활성화될수록 도내 곳곳에 숨은 콘텐츠와 맛집, 명소 등이 더 알려지고 지역에서의 소비가 많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혜택이 지역 주민에게 직접 이어질 수 있다.”

-제주 관광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전략은?

“얼마 전 장 뱅상 플라세 전 프랑스 국가개혁담당 장관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제주 관광 콘텐츠를 유럽까지 알리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제주다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쇼핑과 위락 시설 등으로 무장한 관광지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제주가 해녀와 돌담 등 고유문화로 마케팅을 하면 유럽, 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제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생각이다. 감귤, 해녀, 돌담 등이 마을별 스토리와 결합해 관광 자원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을에 머물면서 보고 느끼며 쉴 수 있는 ‘면의 관광’을 활성화할 것이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한동안 뜸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내년부터 본격 귀환할 전망이다. 유커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견해는?

“올해 중국 단체 관광객 방문 중단으로 유커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개별 관광객의 발길은 이어졌다.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10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이 70만명으로 65%에 달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2009년 25만8000명에서 지난해 300만명으로 11.6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저가 관광의 만연은 바람직하지 않다. 80∼90세대를 타깃으로 웨딩과 골프, 도보 여행 등 ‘특별 관심 여행객’과 개별 여행객 중심으로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다.”

제주/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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