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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작은 영화의 새로운 살길 보여준 ‘버블’

등록 2006-05-17 19:41수정 2006-05-18 23:20

팝콘&콜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한 저예산 스릴러 영화 〈버블〉은 지난 1월27일 미국 전역의 32개 스크린에서 개봉됐다. 또 같은 날 유료 케이블인 에이치디넷에서도 방영을 시작했고, 나흘 뒤인 1월31일에는 디브이디로 출시됐다. 극장 개봉 수개월 뒤 디브이디를 출시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하는 홀드백 시스템의 ‘순서와 규칙’을 깬 배급 실험이었다.

미국의 극장주와 배급업자는 물론 ‘영화는 극장에서 먼저 봐야 한다’고 믿는 미국의 많은 영화관계자들이 반발했고, 〈버블〉의 흥행성적을 예의주시했다. 총제작비가 160만달러인 〈버블〉은 미국에서 개봉 첫주 금·토·일 3일 동안 7만2천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디브이디 선주문 10만장 등을 포함해 모두 5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3일 만에 제작비의 3배가 넘는 수입을 거둬들인 것이다.

〈버블〉은 지난 11일 한국에서도 비슷하지만 더 파격적인 방식으로 배급되기 시작했다. 극장 개봉과 동시에 케이블 텔레비전(씨제이미디어, 씨지브이초이스), 디브이디(케이디미디어), 브이오디(케이티에이치), 모바일(에스케이티준, 케이티에프핌, 케이티에프멀티팩) 등 ‘전 윈도를 통한 동시 개봉’ 방식으로 관객들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시도된 이 배급 실험의 개봉 첫주 흥행 실적이 일부 공개됐다.

극장에서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단독 개봉했는데, 11일 39명을 비롯해 12일 71명, 13일 118명, 14일 86명 등 4일 동안 314명의 관객이 들었다. 다른 윈도들에 앞서 극장 개봉부터 시작하는 일반적인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들과 비슷한 수치다. 극장 이외에 다른 윈도들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흥행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략적인 수치만 먼저 공개됐다. 〈버블〉은 유료케이블인 씨지브이 초이스에서 상영 중인 12편의 영화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꼴찌에서 세번째’이기도 하지만, 함께 방영하는 다른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대작 상업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또 브이오디의 경우도, 〈버블〉 개봉 전 1주일 동안 사이트 방문자가 1만2천명이었지만, 〈버블〉 개봉 뒤 4일 동안엔 2만8천명의 네티즌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변수가 없는 상태에서 늘어난 ‘1만6천명’을 〈버블〉 관객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디브이디는 1천장 정도를 찍었는데, 일반적인 예술영화들의 경우 200~500장 정도 판매되는 열악한 디브이디 시장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수치다. 이 영화를 수입한 유레카픽처스의 강재규 팀장은 이런 결과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과는 아니지만, ‘작은 영화’들의 살 길을 보여준 의미있는 실험이었다”는 자체평가를 내렸다. “‘작은 영화’는 홀드백 시스템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봉할 경우, 그때마다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벅차기 때문에, ‘전 윈도 동시 개봉’으로 마케팅 비용을 한 번만 지출하고도 비슷한 홍보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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