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컬처웍스 제공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극장가가 영화 <#살아있다>로 살아나고 있다.
유아인·박신혜 주연 좀비물 <#살아있다>는 개봉 닷새째인 28일 오후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개봉작 중 100만 관객을 넘긴 건 처음이다.
<#살아있다>는 지난 24일 개봉 첫날부터 20만4072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10만9879명), <클로젯>(9만6638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7만7962명)의 오프닝 성적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 개봉작 중에선 1월22일 개봉해 최종 475만여명을 모은 <남산의 부장들>(25만2058명) 이후 최고 오프닝 성적이다. 이후 둘째 날 14만8991명, 셋째 날 15만2560명, 넷째 날 29만4263명을 동원하며 분위기를 이어가더니 결국 개봉 첫 주말 100만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동안 숨죽였던 관객들이 대작 영화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관객이 급증한 데는 영화관 입장료 6천원 할인권의 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는 침체한 극장가와 영화계를 살리기 위해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펼치며 지난 4일부터 영화관 할인권 133만장을 배포했다. 이 시기에 한국영화 기대작 <침입자> <결백> 등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3주간 211만여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이는 5월 전체 관객 수 153만여명보다 37% 증가한 수치다. 영진위는 애초 3주로 예정했던 할인권 이벤트를 28일까지 한주 더 연장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살아있다> 개봉과 맞물리면서 극장가가 되살아난 것이다.
이런 상승 분위기가 7~8월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반도>가 새달 15일 개봉을 확정하며 <#살아있다>의 뒤를 이을 채비를 마쳤다. 한국 좀비 영화의 신기원을 열며 천만 클럽에 이름을 올린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부산행>의 4년 뒤를 배경으로 하는 속편 격이다. 강동원·이정현이 주연을 맡아 좀비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반도에서 사투를 펼친다.
할리우드 대작도 가세한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이 여름 개봉을 예고했다.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시간을 넘나드는 작전을 펼치는 첩보원들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다. 애초 7월 말 개봉을 예고했으나 미국 상황이 여의치 않자 8월12일로 연기했다. 디즈니 영화 <뮬란>도 개봉을 7월24일에서 8월21일로 연기했다.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로, 류이페이(유역비)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롯데컬처웍스 제공
8월에는 한국영화 대작 두편이 기다린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애초 여름 개봉작으로 내세웠던 뮤지컬 영화 <영웅>의 개봉을 미루고, 대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8월에 개봉하기로 했다. 황정민·이정재·박정민이 출연하는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영화다. 롯데컬처웍스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모가디슈>를 미루고 <강철비2: 정상회담>을 내세웠다. <변호인> 양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전작 <강철비>의 세계관을 잇는 영화다. 정우성·곽도원·유연석이 출연해 남·북·미 정상회담 도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 상황을 그린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