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모든 공연이 중단됐어요. 이런 시점에서 음악인의 역할을 고민했습니다. 곳곳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많은 분들, 일상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응원하고 연대하는 분들께 음악으로 힘을 보태고 싶어요.”
18명의 가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부른 연대와 응원의 노래가 탄생했다. 참여 가수들은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방과 방을 잇는다는 의미로 ‘방-방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짓고 가수 이한철의 노래 ‘슈퍼스타’를 함께 불렀다. 이 노래는 16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음원 수익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원곡자인 이한철은 11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대구 출신이라 지금도 부모님과 친구들이 대구에 살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다들 집에만 갇혀 있고 모든 공연과 행사가 중단돼 답답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을 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가수 이한철.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슈퍼스타’는 이한철이 2005년 12월 발표한 노래로, 배우 윤은혜가 한 광고에서 직접 불러 화제가 됐다. ‘괜찮아 잘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라는 긍정적인 가사와 밝고 경쾌한 선율 때문에 ‘대국민 격려송’으로 불렸다. 이한철이 이 노래를 고른 이유도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프닝 곡으로 ‘슈퍼스타’를 사용하면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노래’라고 소개하더군요. 지금이 바로 이 노래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한철은 동료 가수들에게 “슈퍼스타를 한두 소절씩 나눠 불러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순식간에 17명의 지원군이 모여들었다. 커피소년, 정혜선(제이레빗), 좋아서하는밴드, 박윤식(크라잉넛), MC메타, 토마스쿡, 신현희, 헤이맨, 이상미, 서창석(불독맨션), 신동훈, 양영호, 박성룡, 이은상 등이 함께하기로 했다. “모이고 보니 대구·경북 출신이 많더군요. 고향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뭐라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 봐요. 고맙더라고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수들. 방-방 프로젝트 제공
작업 과정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각자 자신의 작업실이나 집에서 녹음을 했고, 뮤직비디오도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찍었다. 이후 단체 채팅방에서 파일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눴다. 이후 이한철이 최종적으로 취합해 완성된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다듬었다. “발 빠르게 온라인에서 공동 창작 체계를 만들어 실제로 만나지 않고 음악을 만들었다는 데도 의미가 있어요. 시간이 촉박했지만 모두 힘을 합친 덕분이죠.”
이한철은 이번 작업을 통해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들의 사회적 관계까지 무너뜨리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노래 가사처럼 모두가 ‘괜찮아, 잘될 거야’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