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음악 관련 행사가 잇달아 연기·취소되면서 중소 음악 레이블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 레이블은 운영 규모가 작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대형 기획사보다 체감하는 타격이 훨씬 크고, 앞으로도 손해액을 메꾸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25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협회 회원사인 44개 중소 레이블과 유통사들이 지난 2월1일~4월 11일까지 열기로 했던 행사 중 61개가 연기 또는 취소돼 손해액이 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인디뮤지션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근처 소규모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연에 대해서는 별도로 집계했는데, 2월1일~4월 17일 사이 82개가 연기·취소돼 약 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 전체로 보면 전국적으로 200여개 공연이 연기·취소된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가 공개한 손해액은 전체 티켓 중 80%가 판매됐다고 가정한 뒤, 관람 인원에 티켓 가격을 곱해 나온 값이다. 여기에 공연장 대관과 무대 장비 업체 등에 지불한 각종 계약금, 환불 수수료 등의 손해 금액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레이블 소속 인디 뮤지션은 음원보다 공연 수익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한 번 공연이 취소되면 다음 앨범 제작비 자체를 마련하기 힘들다”며 “코로나 19로 생긴 손해액을 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가 지난달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음악산업 피해 사례 실태조사’에서도 이런 피해 규모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한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1200석 중 90%가 판매된 콘서트도 매일 취소표가 나와 현재 40% 감소한 상태”라고 답했다. “최근 6개월 매출 평균이 9천만원이었는데, 이달은 700만원으로 급감한 상태라 회사가 존폐의 갈림길에 있다”고 답한 음반기획사도 있었다. 조사에 응한 30개사의 1·2월 매출 대비 올해 1·2월 매출액은 총 7억2155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대중음악계의 피해 규모를 여러 각도로 조사 중이다.
신종길 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페스티벌 형태의 공연은 개최 몇 달 전부터 수 십명의 스태프가 준비하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하다. 지금부터 여름 페스티벌 준비도 해야 하는데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며 “<놀면 뭐하니>(MBC)의 ‘방구석 콘서트'처럼 온라인에서 공연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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