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아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송호성 사장이 전동화 전환 계획 등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기아가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EV) 라인업을 구축해 2030년까지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2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아는 3일 온라인으로 ‘2022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이런 내용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기아는 먼저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치 315만대와 비교하면 27% 많다. 친환경차 비중도 52%(206만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전기차 판매 목표도 높여 잡았다. 2026년 80만7천대, 2030년 12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개한 목표치보다 36% 가량 높였다. 상향된 목표 달성을 위해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을 14종으로 3종 늘렸다. 전용 전기 픽업트럭, 신흥시장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 경제형(입문용) 전기차가 추가됐다. 현재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은 5종이다.
전기차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 수급 전략과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배터리셀 합작법인으로부터 배터리를 수급하고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을 대상으로 아웃소싱도 병행해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2030년까지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50% 높이고, 원가는 40%가량 절감할 계획이다.
기아의 중장기 전략 달성을 위한 4대 핵심 목표를 담은 인포그래픽. 기아 제공
커넥티비티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 중심의 상품 전략도 발표했다.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커넥티드카로 출시한다. 무선통신(OTA)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FoD)가 적용된다.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차량 상태와 각종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모드’도 내년부터 EV9에 적용한다. 고속도로 주행 시 자율적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등 내비게이션을 따라 주행하는 기술이다. 2026년까지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00%, 전체 차량의 80% 이상에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도 본격 나선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는 고객의 사용 목적과 비즈니스에 특화된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올해 출시를 앞둔 ‘니로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이 차량은 국내에서는 전기 택시, 해외에서는 카헤일링 서비스(차량 공유 서비스)로 활용된다. 택시와 승차 공유 목적에 맞게 승하차 편의성과 공간성을 강화한 설계와 디자인을 적용했고,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유지비를 최소화한 솔루션을 적용한다.
기아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2026년까지 총 2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계획대비 5조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이 중 미래사업 투자 비중은 43%다. 전날 동일한 행사를 진행한 현대차의 투자 총액 95조5천억원(2030년까지)에 크게 못 미치는 이유는 기아가 현대차와 연구개발·판매 부문을 공유하고 있어서다.
한편, 기아는 이날 중장기 배당정책도 새롭게 밝혔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 확보와 재무적 유연성 확대를 위해 배당성향을 20~35%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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