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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유럽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윤 대통령도 같은 공약 했었는데…

등록 2022-07-05 05:00수정 2022-07-05 09:42

[뉴스AS]
후보 시절, 2035년 내연기관 신규등록 금지 공약
5월 110대 국정과제에선 ‘금지’→ ‘추진’으로 후퇴
그린피스 “공약 이행되면 추가 일자리 5만7천개”
그린피스가 지난해 9월8일 서울 여의도 서북단 한강변에서 현대차의 탈내연기관 발표과 수소차 비전을 비판하기 위한 초대형 달팽이 풍선을 20m 상공에 띄웠다. 기후위기 대응이 급한데 현대차의 대응이 더디다는 비판이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가 지난해 9월8일 서울 여의도 서북단 한강변에서 현대차의 탈내연기관 발표과 수소차 비전을 비판하기 위한 초대형 달팽이 풍선을 20m 상공에 띄웠다. 기후위기 대응이 급한데 현대차의 대응이 더디다는 비판이다. 그린피스 제공

유럽연합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결정하면서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건 ‘2035년 내연기관 신규등록 금지 정책’이 새삼 주목받는다. 해당 공약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다소 완화됐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는 속도 조절론을, 환경단체 쪽은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정부 내 논의가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을 냈고, 환경부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 환경부도 한발 물러선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탓인지, 공약은 ‘2035년 무공해차 전환 목표 설정 추진’으로 한발 물러났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금지’에서 ‘무공해차’를 ‘추진’한다고 바뀌었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 금지 시점이 연장되는 등 공약이 후퇴하기를 기대한다.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을 전부 대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이유다. 지난해 전 세계 신차 판매량 8400만대 가운데 전기차는 666만대에 불과했지만, 전기차 제작에 필수 금속인 니켈(배터리), 희토류(모터) 등은 가격이 폭등했다. 향후 제조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 하락은 물론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을 전기차 보급이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산업계는 정부가 탄소 감축 목표만 제시하고, 달성하는 방법은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내연기관에 수소 연료나 이퓨얼(탄소를 포집해 제조하는 탄소중립연료)을 사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정부가 특정 기술을 정부가 선택해 강요하면 거꾸로 혁신을 막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은 지난달 29일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엔진이 탑재된 차량 판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독일 등 자동차 제조 강국들의 반발로 하이브리드 차량 퇴출은 2026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환경단체는 정부가 공약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윤석열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을 위해 대선 공약인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등록 금지를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에 의뢰한 결과, 공약 이행시 현재 자동차 판매 비중이 유지될 경우에 비해 2050년에 국내총생산(GDP)이 0.26% 증가하고 5만7천개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수 있다는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당장은 내연기관 관련 일자리는 줄지만 점차 전기차 관련 일자리가 늘고, 차량 유지비 감소로 얻은 소득 여유분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구매에 사용돼 서비스업 일자리도 증가한다고 봤다. 그린피스는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 공약의 이행 여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테이블에 오를 계획이지만, 유럽연합 수준의 방안이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친환경차 보급 문제는 하반기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계획이라는 큰 틀 안에서 논의될 계획이어서 (내연기관차 금지 시기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친환경차 전환은 유럽 쪽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가는 상황에서 (유럽보다) 더 강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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