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화성공장의 ‘EV6’ 생산 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공급망 불안 지속에도 8월 자동차산업의 생산, 내수, 수출 모두 이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사정이 지난해보다는 약간 개선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내놓은 ‘8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을 보면, 생산 실적은 28만4361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0% 늘었다. 내수는 1.0% 증가한 13만1638대, 수출은 29.1% 증가한 16만8155대였다. 수출금액은 41억2천만달로 3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생산, 내수, 수출 모두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7개월만이며, 8월 기준 수출액 40억달러대 달성은 처음이다.
산업부는 “공급망 불안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동월에 비해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완성차 5사 모두 2개월 연속 개별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탓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했다.
내수에서 국산차 판매는 10만4593대로 지난해 8월보다 1.0% 줄어든 반면, 수입차 판매는 2만7045대로 9.1% 늘었다. 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 판매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수입 전기차 판매 대수는 4635대로 지난해 8월에 견줘 66.4% 늘었다. 이 중 테슬라 판매 실적이 3153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기·수소차 누적 내수 판매는 10만3천대로 8개월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세운 기록이다.
자동차 수출이 물량·금액 모두에서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서 비롯됐다. 친환경차 수출 물량은 47.0% 늘어난 4만215대, 수출금액은 45.7% 늘어난 12억2천만달러로 물량·금액 모두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중 수소차 수출은 감소(37.0%)한 반면 하이브리드차(62.8%), 전기차(32.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34.7%) 수출은 모두 증가하며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23.9%를 차지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자동차 최대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 점유율은 상승 추세이며, 이는 전기차를 주축으로 한 친환경차가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 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1~8월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보다 높아졌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